일제강점기 궁중의 일본회화 3점 첫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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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으로 제작된 그림-자수… 국립고궁박물관 5월 26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이 처음 공개한 조선 왕실의 일본 그림. 이 작품은 일본 전통 연극의 한 장면을 병풍에 자수로 놓았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국립고궁박물관이 처음 공개한 조선 왕실의 일본 그림. 이 작품은 일본 전통 연극의 한 장면을 병풍에 자수로 놓았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이 일제강점기 조선 왕실이 소장하던 일본 회화 3점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박물관 지하 1층 왕실 회화실에서 ‘일제강점기 궁중의 일본 회화’를 주제로 병풍으로 만들어진 일본 회화 3점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공개되는 작품들은 일본 화가 시미즈 도운(1869∼1929 추정)이 그린 매, 곰 그림 2점과 일본 전통 연극 노(能)의 한 장면을 자수로 놓은 작자 미상 그림 1점이다.

곰(왼쪽 그림)과 매를 소재로 한 작품들. 모두 병풍으로 만들어졌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곰(왼쪽 그림)과 매를 소재로 한 작품들. 모두 병풍으로 만들어졌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박물관에 따르면 1910년 한일강제병합을 전후한 1905∼1915년 조선을 방문한 일본 화가들은 주로 조선총독부 의뢰를 받아 궁중에서 어진(御眞·왕의 초상화)이나 장식화 등을 그렸다. 시미즈 씨는 당시 한반도에 설립됐던 미술 강습소 교육을 위해 내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은 “특히 세 그림 모두 기존에 왕실 장식 병풍에 쓰던 소재와 전혀 다르고 일본 색채가 매우 강하다”며 “도화서 화원들이 맡았던 업무를 일본 화가 손에 넘긴 것은 조선 식민화를 공고히 하려던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시는 5월 26일까지 계속된다.

박물관은 궁중장식용 회화와 기록화, 흥선대원군 등 왕실 인물들이 그린 것으로 전하는 회화와 서예 작품 등을 수록한 도록 ‘궁중서화Ⅰ’도 최근 발간했다. 도록에는 보물 제1442호로 지정된 ‘일월반도도(日月蟠桃圖) 병풍’을 비롯해 일월오봉도 모란도 십장생도 등 의례용 그림도 다수 실렸다. 왕실 회화의 전통은 물론이고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궁중 회화의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일제강점기#일본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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