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콘서트 뺨치는 뮤지컬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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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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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수준 넘어 화려한 댄스-노래… 출연진 커튼콜용 군무도 선보여

뮤지컬 ‘트레이스 유’의 커튼콜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록 콘서트장으로 변한다. 간 프로덕션 제공
뮤지컬 ‘트레이스 유’의 커튼콜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록 콘서트장으로 변한다. 간 프로덕션 제공
“자, 준비됐습니까!” “시작해볼까요? 소·리·질·러!”

관객들이 모두 기립해 격렬한 록 음악에 맞춰 펄쩍펄쩍 뛴다. 이곳은 록 콘서트장? 아니다. 뮤지컬 ‘트레이스 유’의 커튼콜이다. 홍익대 앞 록클럽 ‘드바이’를 극 중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주요 넘버(노래)를 잇달아 불러 공연장을 전 관객이 기립하는 록 콘서트장으로 변모시킨다. 김윤경 간 프로덕션 팀장은 “보통 5곡을 부르는데 객석 반응이 좋으면 6곡까지 부른다. 반주를 맡은 라이브 밴드가 커튼콜 때 무대에 함께 등장해 분위기를 돋운다”고 말했다.

연극이나 뮤지컬, 오페라, 음악회가 끝난 뒤 출연진이 퇴장했다가 관객의 박수에 답해 다시 무대로 나오는 것을 커튼콜이라고 한다. 뮤지컬 공연에서는 앙상블부터 조연, 주인공 순으로 차례로 올라와 관객의 환호에 답하면서 이때 감사의 인사나 앙코르 공연을 다시 한 번 선사한다. 리허설 때 커튼콜 연습까지 한다.

국내 뮤지컬 공연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커튼콜은 ‘하이라이트형’. 뮤지컬 ‘레베카’는 주연과 조연이 각각 자신의 대표 넘버에서 한 대목을 뽑아 부른다.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 막심은 ‘신이여’, ‘나’는 ‘어젯밤 꿈속 맨덜리’의 일부를 부르며 등장한다. 현역 군인들이 출연하는 뮤지컬 ‘더 프라미스’도 주·조연들이 차례로 나와 ‘충성’이라는 구호로 거수경례를 한 뒤 관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1막 피날레곡을 합창한다.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은 아예 원작 자체에 커튼콜용 장면이 따로 있다. 앙상블은 상하의가 모두 흰색인 커튼콜용 의상을 갖춰 입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군무를 선보인다. 이 작품의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는 쇼온의 임선하 대표는 “화려한 군무 덕분에 작품 전체에서 커튼콜 댄스가 가장 화려하다. 본공연이 끝난 뒤 펼쳐지는 댄스의 향연에 관객의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에서는 ‘사람’ 출연진의 커튼콜이 끝난 뒤 돌하르방이 스르륵 무대 가운데로 나선다. 3D 매핑으로 얼굴 표정을 입히는 이 돌하르방은 공연 중에는 눈을 깜박거리거나 눈동자를 굴리고, 미소를 짓는 정도지만 커튼콜 때 혓바닥을 쏙 내밀어 메롱을 하거나 부채를 펼치며 관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반면 해외에선 관객이 공연의 여운을 음미할 수 있도록 커튼콜을 간략히 하는 것을 ‘쿨’하게 여기는 추세다. 오리지널팀이 내한공연 중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커튼콜 때 출연진이 두 차례 등장해 인사만 남기고 물러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커튼콜#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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