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선생 체포 직전 中거주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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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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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립 99돌 맞은 흥사단, 현지 답사서 확인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32년 일본 경찰에 잡혀가기 직전까지 머물렀던 중국 상하이의
흥사단 원동위원부 건물. 흥사단 제공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32년 일본 경찰에 잡혀가기 직전까지 머물렀던 중국 상하이의 흥사단 원동위원부 건물. 흥사단 제공
1920년대 중반 중국 난징(南京) 시 우타이(五臺) 산 일대에 도산 안창호 선생(1878∼1938)이 구입한 토지(영경항·永慶巷 6, 영경사·永慶寺 토지)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아직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재철 흥사단 이사장은 “안창호 선생이 동명학원(東明學院)을 짓기 위해 구입한 5950m²(약 1800평)의 토지를 새롭게 확인했다”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중국 난징토지지정국은 도산 선생의 아들인 안필립 씨(1905∼1978)에게 토지 양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주고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올해 창립 99주년을 맞은 흥사단이 도산 선생의 사상과 활동을 재조명하고 관련 사적을 기록하기 위해 7월 선생의 행적이 남아 있는 중국 상하이, 난징 등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흥사단은 1913년 5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산 선생이 창립했다.

동명학원은 도산 선생이 중국에 유학 온 조선인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구미와 중국 각지의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영어와 중국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1924년 3월 난징 시 한서문(漢西門) 쌍석고(雙石鼓)의 한 기독교 예배당 내에 설립됐다. 1926년 9월 임시 교사에 불이 나면서 교육 기기들이 모두 소실되자 도산 선생은 새롭게 동명학원을 짓고 원동위원부(遠東委員部)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토지를 구입했다. 도산 선생은 새롭게 짓는 이 학교를 장차 대학과정까지 있는 종합학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이명화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1940년 난징 시를 점령한 일본이 신사(神社) 건설을 이유로 토지를 강제 몰수했는데 전쟁이 끝나고 토지 소유권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면서 토지 문권이 회수됐다”며 “도산 선생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중국 당국은 안필립에게 토지를 계승할 것인가를 당시 중국에 체류하던 흥사단 원동위원부를 통해 계속 문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 토지 소유권 문제가 어떻게 해결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산 안창호 선생
도산 안창호 선생
이와 함께 1921년 상하이에 처음 설치된 흥사단 원동위원부의 건물도 아직 샤페이(霞飛) 로 1014롱(弄) 29호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새롭게 확인됐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1932년 도산 선생과 원동위원부 단원들은 이 건물의 26∼30호를 사용했으며 1932년 도산 선생이 일본 경찰에 잡혀가기 직전까지 그곳에서 살았다”고 설명했다. 1932년 5월 1일자 동아일보가 ‘그(도산 선생)가 체포될 때까지 살던 하비로 一(일)○一四(일사)롱二九(이구)호의 二(이)층에 있는 좁은 방에는 정치시사에 관한 서적과 낡은 양복 두 벌이 있을 뿐이었다. 그는 화초를 좋아하여 그 뜰에는 그의 손으로 재배한 화초가 만발하여 있었다’고 전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도산이 체포된 뒤에도 한동안 흥사단 원동위원부의 본부로 이용됐다.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던 1923년 1월 국민대표회의가 열렸던 ‘모이당(慕爾堂·현 목은당·沐恩堂)’의 위치도 시짱중(西藏中) 로 316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대표회의는 국내는 물론 중국 관내, 러시아, 미국, 만주 등 각지의 독립운동가 130여 명이 모여 독립운동계의 통일 방안과 임시정부의 조직 개편 등을 논의했던 역사상 최대의 민족회의였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당시 일본 외무성이 각지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모아 작성한 문건에 ‘모이당’은 한인들의 집회지로 언급돼 있다”며 “중요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곳”이라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안창호#흥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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