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Less 10 More… 癌을 이기는 식탁]<1>소금을 덜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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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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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보다 마늘 양파 생강으로… 나트륨과 멀어질 수 있어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약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오.’

신약성서 마태복음 5장 13절에 나오는 구절이다. 예로부터 소금은 성서에서 나오는 예수의 제자처럼 소리 없이 녹아 전체의 맛을 돋우는 매우 소중한 존재로 여겨졌다.

소금의 역사는 길다. 선사시대에는 암염(巖鹽)이 있는 장소가 교역의 중심이 됐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소금으로 노예를 사고팔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소금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은밀히 침투하는 하얀 독’으로 불릴 정도로 과다하게 섭취하면 ‘침묵의 살인자’가 된다.

약도 되고 독도 되는 나트륨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근처의 한 식당. 직장인이 5000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점심백반 메뉴는 쌀밥에 된장찌개 김치 멸치볶음 깻잎절임 제육볶음 콩나물무침이다. 식품분석가에게 의뢰한 결과 이 식단의 염분은 모두 3200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섭취량 2000mg(2분의 1티스푼)의 1.6배에 달한다. 하루 세 끼를 먹는다고 가정하면 권장량의 5배에 가깝다. 패스트푸드인 햄버거 1개의 나트륨 함량은 2000mg 정도. 세트 메뉴인 감자튀김과 케첩까지 함께 먹으면 염분 섭취량은 훨씬 늘어난다.

나트륨(40%)과 염소(60%)로 구성된 소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필수 미네랄인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이 포함돼 있어 인체의 신진대사를 돕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뇌중풍(뇌졸중) 위암 식도암 심장병 심혈관질환 등을 유발하는 독으로 변한다. 특히 나트륨은 혈압을 올리는 등 문제를 일으키는 주적이다. 그래서 ‘소금을 줄이자’라는 표현보다 ‘나트륨을 줄이자’는 표현을 쓴다.

문제는 우리가 흔히 먹는 소금이 정제염이라는 것. 정제염은 천일염을 화학적으로 정제해서 이물질을 제거한 것으로 미네랄 성분이 적고 오로지 짠맛만 난다. 또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맛소금은 정제염에 화학조미료를 첨가한 것이다.

최근 대안으로 떠오른 게 바로 천일염. 천일염은 바닷물을 햇빛과 바람에 증발시킨 염전 소금이다.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물론 천일염이라고 해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

저염 운동 활발하지만 아직도
대형마트인 H, L, E사의 식품매장을 일일이 확인해봤다. 몇 년 전과는 달리 천일염이 대세였지만 정제염과 맛소금도 진열장을 채우고 있었다.

나트륨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정부와 민간단체뿐만 아니라 식품업계에서도 활발하다. 정부는 만성질환의 주범인 나트륨 섭취를 2020년까지 20% 줄이는 국민운동에 나섰다. 저염화 추세에 맞춰 라면회사들은 올해 안에 최고 15%까지 나트륨 함량을 줄이기로 했다. 간장이나 된장도 저염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트륨 섭취량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지난달 21일 출범한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 오병희 공동위원장(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은 언론 인터뷰에서 “고혈압 발병률이 2007년 24.6%에서 2009년 30.3%로 늘어난 것은 나트륨 과다 섭취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생활 속에서 짜게 먹는 습관이 배어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밴 식습관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저염식을 일주일만 지속하면 짠맛을 느끼는 미각이 더욱 민감해져 약간의 염분도 짜게 느껴 염분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최민수 우송대 교수(46·외식조리학부)는 “김치 싱겁게 담그기, 국물 조금 덜 마시기, 통조림 식품 데쳐 먹기, 소금 대신 간장으로 조리하기 등은 집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소금 대신 후추 고추 생강 마늘 양파 카레가루 등을 사용하면 짠맛을 다소 잊을 수 있다”고 권장했다.

이렇게 만들어 보세요 ▶

조리·사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조리·사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소금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여만든 우리 밀 삼채 말이

1 밀전병은 우리 밀로 만들었다.

2 무는 채 썰어 소금 대신 마늘만 약간 넣은 뒤 들기름으로 볶았다.

3 시금치는 초록색을 유지하기 위해 약간의 정제염만을 사용해 삶았다.

4 고사리는 청정지역인 충남 청양군 운곡면 야산에서 채취한 것으로 재료 맛과 향을 느끼기 위해 약간의 간장과 파 마늘만 사용해 볶았다.

5 재료를 밀전병으로 말아 달래로 묶었다.

6 싱거운 맛을 보완하기 위해 깨소금과 간장으로 소스를 준비했다.

이기진 기자·한중양식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  
공동기획: 우송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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