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뮤지컬, 창작이 대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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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편중 무려 50편 차지… 매년 20% 넘게 급성장

위부터 서편제, 광화문 연가, 셜록 홈즈, 모비딕
위부터 서편제, 광화문 연가, 셜록 홈즈, 모비딕
봄기운이 움트는 요즘 창작 뮤지컬 공연이 눈에 띄게 활기차다. 공연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에서 6일 기준 예매 가능한 뮤지컬 64편(아동 및 가족 뮤지컬, 중복 공연 제외) 중 창작 뮤지컬은 무려 50편으로 라이선스(10편), 오리지널 팀 내한공연(3편)을 압도한다.

흥행 성적도 나쁘지 않다. 인터파크 뮤지컬 부문 주간 흥행 순위에서 ‘광화문 연가’가 라이선스 대작인 ‘위키드’ ‘엘리자벳’에 이어 3위에 올라 있고 ‘서편제’ 7위,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12위, ‘오! 당신이 잠든 사이’가 16위, ‘빨래’가 18위, ‘달고나’가 20위다. 라이선스 뮤지컬이 매출 규모로 국내 뮤지컬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창작 뮤지컬의 대단한 선전이다.

창작 뮤지컬의 제작 편수는 증가 일로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2009년 238건이던 창작 공연은 2010년 291건, 2011년 366건으로 늘어났다. 양적으로 매년 20%를 웃도는 비율로 성장 중이다. 반면 라이선스 뮤지컬은 2010년에는 전년 대비 59% 늘어난 194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62건으로 16% 줄었다.

고무적인 것은 양적 팽창과 함께 성공 사례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 ‘김종욱 찾기’나 ‘빨래’처럼 과거 창작 뮤지컬의 성공 사례는 대부분 소극장 공연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광화문 연가’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흥행에 성공해 대극장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올해는 LG아트센터에서 재공연 중인 ‘광화문 연가’를 비롯해 초연에 성공한 뒤 규모를 키워 재공연하는 작품이 여럿 보인다. 지난해 서울 두산아트센터의 소극장 스페이스111에서 초연한 ‘모비딕’은 이달 20일부터 620석 규모의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8월 서울 대학로 소극장 필링1관에서 초연한 ‘셜록 홈즈’도 올해 548석 규모의 숙명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2010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초연한 ‘서편제’는 1000석 규모의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로 자리를 옮겨 2일부터 공연하고 있다.

창작 뮤지컬 공연이 활발해지는 이유로는 뮤지컬 시장이 10년 동안 성장하면서 제작사들의 제작 노하우가 쌓였다는 점, 들여올 만한 라이선스 뮤지컬은 거의 국내에 소개됐다는 점,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들의 창작 지원 시스템이 성과를 내고 있는 점 등이 꼽힌다. 전문 인력이 증가한 점도 그 배경이 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현재 뮤지컬학과를 개설한 국내 대학은 4년제 대학 18개교를 포함해 36개 학교에 이른다.

한편으론 공연의 메카인 서울 대학로의 경우 공연장 대관료가 높아져 정통 연극을 올리기 어렵다 보니 대중적인 뮤지컬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쨌거나 인기 TV드라마를 뮤지컬로 옮긴 대작 뮤지컬 ‘파리의 연인’이 다음 달 5일 서울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서 초연하는 등 올해 창작 뮤지컬의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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