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 흑 111, 탄탄한 수

○ 최철한 9단 ● 조한승 9단
결승3국 ６보(101∼121)

조한승 9단은 좌상귀 백 대마를 쫓으며 적당히 집을 지으면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흑 101의 한 칸 뜀이 백의 근거를 빼앗고 자신도 돌보는 급소.

최철한 9단은 달아나기에 앞서 먼저 백 102로 뒷맛을 남겨놓는다. 상용의 응수타진. 흑이 103으로 물러선 것은 정수. 참고 1도 흑 1로 두면 백 2부터 6까지 일단 상변을 수습한다. 실전처럼 흑 7로 두면 백은 8부터 준동할 가능성이 크다. ‘가’로 붙이는 맥점이 있어 흑도 부담스러운 진행이다. 이젠 백이 열심히 도망갈 차례. 백 106부터 110까지 연결했다. 주변 흑이 워낙 두터워 백으로서는 다른 방도가 없다.

흑 111은 작아 보이지만 아주 두터운 수. 이젠 좌변 백 한 점이 움직이기가 어렵게 됐다. 집도 늘리며 효과적으로 백의 준동을 막은 수. 참고 2도처럼 백 1로 바로 움직이면 흑 2로 앞길을 막은 뒤 흑 4로 두면 백이 끊긴다. 그래서 백은 멀리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백 114가 그것. 흑이 받아주면 그때 백 한 점을 움직이겠다는 뜻이다.

조 9단은 흑 115로 좌변을 크게 잡고 중앙 백을 살려준다. 흑 117부터 121까지 잡았던 백 4점을 살려주어도 충분히 대가를 얻었다고 본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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