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도깨비 색시로 끌려갈 세 딸 수수께끼 풀어 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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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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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원래 뭐였는지 알아?/정유소영 지음·남주현 그림/180쪽·창비·1만1000원

세상 물정 모르고 글만 읽던 정 서생은 산속 낭떠러지에서 미끄러져 나뭇가지에 매달렸다가 겨우 살아난다. 갑자기 나타난 도깨비들은 정 서생을 구해줬다는 구실로 정 서생의 세 딸을 색시로 달라고 우긴다. 정 서생의 세 딸은 하도 못생겨서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도깨비 색시’라고 불릴 정도였다. 정 서생은 도깨비들의 꾐에 빠져 도깨비들의 원래 모습을 알아맞히는 내기를 하게 된다. 내기에서 지면 세 딸은 말 그대로 도깨비 색시가 될 판이다. 정 서생은 딸들과 함께 도깨비들의 귀띔을 단서 삼아 옛 물건으로 변신한 도깨비들의 정체를 찾는 수수께끼를 풀어간다.

‘이야기로 배우는 옛날 살림살이’라는 부제처럼 이들이 정답을 맞히기 위해 사랑방과 안방, 부엌을 돌며 살림살이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과정에서 옛 물건들의 특징과 쓰임새를 배울 수 있다. 풍부한 그림이 이해를 돕는다.

“관례나 혼례를 올린 남자 어른은 머리털을 끌어 올려 정수리 위에 틀어 감아 맸어. 이것을 두고 상투 틀었다고 하지. 망건은 이렇게 상투를 틀었을 때 머리털이 빠져나와 흐트러지지 말라고 머리에 두르는, 그물처럼 생긴 물건이야.”

“부잣집이나 양반집에서는 반닫이에 책이나 귀중품, 그리고 생활용품을 넣어 두고 썼어. 가난한 백성들은 장과 농이 너무 비싸고 공간도 많이 차지해서 그 대신에 값싼 반닫이 안에 옷을 넣고, 위에는 이불을 얹어 두고 썼지.”

문방사우, 책거리 병풍, 망건통, 서안, 문갑, 경대, 화로, 아궁이, 부뚜막, 떡살, 풍로 등 전통 살림살이에 대한 설명이 풍성하다. 임재해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가 감수했다. 제1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 수상작.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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