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296>然友가 之鄒하야 問於孟子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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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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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鄒(추) 땅에 머물 때 등文公(등문공)은 師傅(사부)인 然友(연우)를 통해 부친 定公의 喪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왔다. 당시 제후들은 短喪(단상·1년상)을 행하고 있었는데, 등문공은 고대의 상례인 삼년상을 해도 좋겠느냐고 문의한 것이다. 그러자 맹자는 증자의 말을 인용해서, 부모가 살아계셔서 섬길 경우나 부모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거나 상례를 지낼 경우에는 당시의 관습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다하여 극진히 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곧 당시의 단상을 따르지 말고 고대의 삼년상을 치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대답한 것이다.

之鄒는 추 땅으로 갔다는 말이다. 不亦善乎는 당시의 제후들이 고대의 상례를 행하지 않는데 세자(등문공)만이 고대의 상례를 지내고자 하여 사람을 시켜 조언을 구했으니 훌륭하지 않은가 하는 뜻이다. 親喪固所自盡也는 어버이 상은 정말로 스스로 극진히 해야 할 바라는 뜻으로, 固는 ‘정말로’란 뜻의 부사이다. 生事之以禮, 死葬之以禮, 祭之以禮는 ‘논어’ ‘爲政(위정)’편에서 공자가 제자 樊遲(번지)에게 대답한 말 속에도 나온다. 아마도 증자도 공자에게서 이 말을 듣고 자신의 제자에게 전한 듯하다. 祭之란 죽은 뒤 일정한 시기마다 제사 지내는 것을 말한다.

‘주역’ ‘繫辭傳(계사전)·하’에 보면, ‘天下同歸而殊塗(천하동귀이수도)하며 一致而百慮(일치이백려)니라’라고 했다. ‘천하의 일을 보면 귀결점은 같은데 가는 길이 다르고, 이치는 하나로 돌아가는데 생각은 가지각색이다’라는 뜻이다. 親喪自盡(친상자진·어버이의 상에 스스로 극진히 함)하고자 하는 孝의 마음은 사람마다 같을 것이니, 그것이 바로 보편적 귀결점 가운데 하나이지 않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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