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換亂, 사회적 위기도 개인 문제로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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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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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화사회학회 학술대회
“고용불안 대처법 등 강조돼”

“한국 사회의 불안과 공포는 구조적인 것에서 개인적인 것으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

불안과 공포가 오늘날 일상화되는 현실을 진단하며 그 다양한 양상을 살펴보는 학술대회가 27, 28일 열린다. 한국문화사회학회와 경희대 사회학과는 ‘문화적 징후로서의 불안과 공포’를 주제로 한 2011 한국문화사회학회 봄 정기학술대회를 경희대 오비스홀 111호에서 연다고 26일 밝혔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리 배포한 “‘나’의 발견-불안의 시대 (불)가능한 전략”이라는 주제의 글에서 199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위험과 불안을 분석하며 “1998년 경제위기를 전후로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위험은 개인적 문제가 되고, 불안도 개인의 책임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전반기 우리 산업계에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상용근로자를 일용근로자로 대체하고 수출 부진과 국내 경기 침체를 이유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면서 고용불안이 야기됐다. 1994년의 북핵 사태로 인한 긴장 고조, 같은 해의 지존파 살인사건, 성수대교 붕괴 등은 시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고 이 글은 진단했다. 삼풍백화점의 붕괴까지를 포함한 이런 종류의 불안은 경찰의 미흡한 수사와 부실공사, 백화점의 사고대처 능력 부재 등 구조적인 문제가 불안의 요인으로 꼽혔다고 신 교수는 분석했다.

1998년 경제위기 이후에는 불안과 공포에 대처하는 개인의 이야기가 여론에 회자되면서 개인적인 문제로 해석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신 교수는 진단했다. 1997년과 1998년에는 취업과 회사의 부도 위기, 감원 등 외환위기로 인한 고용불안이 증폭했는데 이에 대처하는 연령대별 직장인의 비애 등이 강조되면서 개인의 불안이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무력, 좌절, 자살충동’ 등의 용어가 난무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 역시 ‘자기계발’이 중요하게 제시되면서 여전히 개인의 문제에 방점이 찍혔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불안과 공포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로 전환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문화현상으로는 나르시시즘이 재생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사회의 불안과 공포를 사회학 분야뿐만 아니라 문학 정치 철학 심리 등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10편의 발표가 진행된다.

김무경 한국문화사회학회장(서강대 교수)은 “불안과 공포의 징후는 이미 우리 삶을 규정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이번 학술대회가 이 불안과 공포의 징후를 문화론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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