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커튼 오르기 전 전쟁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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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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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로 퍼나르고… 영화처럼 티저영상 만들고…
뮤지컬 마케팅 열기 화끈

‘난타’ 제작사인 PMC는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늑대의 유혹’을 7월 초연하기 전 영화 예고편 같은 티저 영상(왼쪽)을 제작했다. 2007년 뮤지컬 ‘젊음의 행진’초연을 앞두고는 국내 뮤지컬계에선 처음으로 뮤직비디오(오른쪽)도 선보였다. PMC프로덕션 제공
‘난타’ 제작사인 PMC는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늑대의 유혹’을 7월 초연하기 전 영화 예고편 같은 티저 영상(왼쪽)을 제작했다. 2007년 뮤지컬 ‘젊음의 행진’초연을 앞두고는 국내 뮤지컬계에선 처음으로 뮤직비디오(오른쪽)도 선보였다. PMC프로덕션 제공
다음 달 3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시작하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19일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의 한 건물 지하에서 뮤지컬의 연습 장면을 일반에 공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참가한 일반인은 하나같이 손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들고 기기에 달린 카메라로 연습 장면을 담아 트위터에 올리고 있었다.

트위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공연계에서 보편화됐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연습실 공개행사에서 트위터를 사용하는 참석자가 갤럭시탭으로 연습 장면을 담고 있다. 뮤지컬해븐 제공
트위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공연계에서 보편화됐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연습실 공개행사에서 트위터를 사용하는 참석자가 갤럭시탭으로 연습 장면을 담고 있다. 뮤지컬해븐 제공
이 행사에는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연 연습과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한 사람들만 특별히 초대됐다. 뮤지컬 기획사인 뮤지컬해븐은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효과는 즉각적이다. 행사 참석자인 노세희 씨(37·프리랜서)는 “갤럭시탭으로 연습실 상황을 알려주고 사진도 여러 장 트위터에 띄웠는데 30분도 안돼 ‘재밌겠다’는 반응이 10여 건 올라왔다”고 말했다. 노 씨는 한 달 평균 뮤지컬과 연극을 합쳐 20여 편을 관람하는 공연 마니아. 그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잉하는 사람은 200명 정도로 대부분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공연 기획사로선 마케팅 대상의 그룹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한 셈이다.

트위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뮤지컬 관련 회사들이 요즘 다양하게 시도하는 방법 중 하나다.

‘난타’로 유명한 공연제작사 PMC는 뮤지컬 ‘늑대의 유혹’의 7월 공연을 앞두고 영화 예고편 같은 20초와 30초짜리 티저 영상을 제작했다. 이 회사는 2007년 배금택 만화 ‘0심이’를 원작으로 한 하이틴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초연하기 전에도 업계에선 처음으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당시엔 공연 장면을 재현한 느낌의 동영상이었다면 이번에는 전문 영상 제작팀에 맡겨 마치 영화 예고편처럼 만든 게 특징. 정보를 최소화하되 최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한 것이다. PMC는 이 영상을 케이블TV 광고나 제휴 커피판매점 영상기기, 포털사이트와 예매처 등을 통해 노출시킬 예정이다.

신시컴퍼니는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엄마를 부탁해’ 개막을 앞두고 김형석 작곡의 뮤지컬 넘버 중 메인 테마곡을 디지털 음원으로 제작해 소리바다 같은 온라인 음악 유통 사이트에 띄웠다. 이 음원은 출연 배우 2명이 녹음했지만 올 초 공연한 ‘천국의 눈물’ 때는 타이틀곡 ‘캔 유 히어 미’를 직업 가수에게 맡겨 가창료를 지불하고 음원을 만들었다. 최승희 팀장은 “좋은 음악을 공연 전 먼저 들려줘 공연을 보고 싶도록 만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오디뮤지컬컴퍼니는 지난해 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공연을 앞두고 공연 일정과 내용, 출연 배우 등의 내용을 담은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기도 했다. 불특정 다수의 누리꾼이 특정 장소와 시간에 모여 집단 퍼포먼스를 펼치는 ‘플래시몹’ 방식의 마케팅을 검토하기도 했다.

11월 개막하는 뮤지컬 ‘쓰릴 미’의 경우 이 공연의 소재가 된 미국 시카고의 실제 살인 사건 현장과 박물관 등을 돌아보는 7박 8일 일정의 여행 상품도 있다. 이른바 간접 마케팅이다.

20, 30대 여성이 주요 관객인 뮤지컬은 스타 출연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인지도가 없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의 경우 마케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뮤지컬 기획사 관계자는 “스타가 출연하면 사실 마케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반대로 스타가 없으면 그만큼 힘들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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