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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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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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목진석 9단
본선 8강 3국 7보(131∼156) 덤 6집 반 각 3시간

팽팽하던 바둑이 한쪽으로 쏠리면 걷잡을 수 없다. 되는 집안은 순풍에 돛단 듯 두는 수마다 기분 좋고, 안 되는 집안은 두는 수마다 풀리지 않는다. 이런 흐름을 바꾸려면 오랜 인내와 상대의 방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바둑의 형태가 거의 결정돼 인내해도 소용없는 상황이다. 겉보기엔 백 대마의 생사를 건 공방이지만 이 대마를 잡는 건 정상급 기사 수준에서 불가능에 가깝다.

백 34와 같은 수가 선수로 듣는 점이 되는 집안임을 보여준다. 백의 두 집 만들기가 점점 쉬워지고 있다. 흑은 수가 되든 안 되든 백이 집을 낼 수 있는 곳부터 찔러가야 한다. 예를 들면 흑 39를 놓지 않으면 그곳을 백이 둬 간단하게 두 집을 낸다. 흑 41도 마찬가지.

백 42, 44로 밀어놓고 46으로 젖히자 흑의 응수가 두절된다. 백 48이 선수. 이어 백 50으로 끊자 흑은 두 점을 이을 수가 없다.

여기까지 수순 중 흑이 변화를 일으킬 곳은 없었을까. 우선 백 38 때 흑은 실전 백 46을 막기 위해 참고 1도 흑 1로 둬야 한다. 하지만 백 대마는 12까지 깔끔하게 살아간다.

또 백 50 때 참고 2도 흑 1로 이으면 어떨까. 백 2가 선수여서 백 4로 끊으면 상변 흑 여섯 점이 죽는다. 결국 어떤 돌발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무했다는 얘기다. 아쉬운 마음에 둔 흑 53, 55를 마지막으로 목진석 9단은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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