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51>王曰大哉라 言矣여 寡人이 有疾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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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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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宣王(선왕)과의 대담에서 맹자는 以大事小(이대사소)와 以小事大(이소사대)의 외교정책을 논했다. 곧, 큰 나라를 가지고 事小하는 어진 군주는 천리를 즐거워하여 천하를 보전하고 작은 나라를 가지고 事大하는 지혜로운 군주는 천리를 두려워하여 일국을 보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시경’의 周頌(주송)에 들어 있는 ‘我將(아장)’편을 斷章取義(단장취의)해서 언설을 매듭지었다. 그러자 제선왕은 자신에게 血氣(혈기)에 휘둘리는 性癖(성벽)이 있는 것을 생각하고, 그 점이 壯大(장대)한 꿈을 실현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여 맹자에게 자문했다.

‘大哉라 言矣여’는 ‘그 말씀이 정말로 훌륭합니다’라는 뜻으로, 말의 순서를 도치시켜서 강조한 것이다. 有疾은 性癖이 있다는 말이다. ‘王請…’은 ‘臣請(신청)하노니 王이시여 …하소서’라는 뜻을 나타낸다. 小勇은 혈기에 휘둘림이다. 撫劍은 칼자루를 어루만짐이다. 疾視는 노려봄이다. 當我는 나에게 對敵(대적)함이다. 匹夫는 관직에 있지 않고 신분도 높지 않은 일반인을 가리킨다. 大之의 之는 앞서 나온 勇을 가리킨다. 小勇을 부리지 말고 大勇으로 나아가라는 뜻이다.

맹자는 군주에게 匹夫之勇을 부리지 말고 천하 보전의 원대한 이상을 실현하라고 했다. 군주가 아니라 해도 일상생활에서 匹夫之勇을 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壯大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小勇을 자제하는 지혜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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