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콘세르트헤바우-마리스 얀손스 명반 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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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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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베토벤 교향곡 3, 5번/ 에리히 클라이버(지휘)/ Decca

현대적인 접근과 자연스러운 생동감이 각각 1950년과 1953년이라는 녹음 연도를 무색하게 한다. 클라이버의 그윽한 정취 사이에는 반세기 동안 군림하며 악단의 유기적인 사운드를 키워낸 멩겔베르크의 당당한 위엄이 서려 있다. 파울 판 켐펀의 차이콥스키 해석과 더불어 1950년대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영화로움을 말해주는 명연이다.
모차르트 교향곡 40. 41번/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지휘)/ Teldec

콘세르트헤바우의 이름에 파격을 입힌 이는 아르농쿠르다. 그가 지휘한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과 41번 음반(Teldec)은 이 작품의 디스코그래피에 대담한 한 획을 그었다. 듣는 사람이 주목하는 곳에서는 모른 척 지나가다 숨 돌릴 즈음에야 나타나는, 안과 밖을 뒤집은 듯한 비전 속에서 아르농쿠르는 ‘나비처럼 날아와서 벌처럼 쏜다’. 이후 발매된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연주보다 손이 더 간다.

○ 마리스 얀손스

차이콥스키 교향곡 전집/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Chandos=레닌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 필에서 므라빈스키의 조수였던 얀손스의 진가가 드러난다. 앨범 중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교향곡 4번에서 얀손스는 러시아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매섭고 엄혹한 므라빈스키와는 달리 균형과 색채감, 이성적이고 일관된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이 곡의 명반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다.

바그너 관현악곡집/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Sony

2009년 루체른 실황인 이 음반에서 얀손스는 기존의 흥분과 파괴, 음향적 쾌감에 무게를 싣던 기존 바그너 관현악곡 해석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이글거리는 마성 대신 침착하게 악보 구석구석을 솔질하듯 드러내 보이는, 성실함이 뒷받침된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쇼스타코비치 해석에서 느껴지던 현대성을 얀손스는 바그너의 해석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 콘세르트헤바우-얀손스 콤비


말러 교향곡 1번/ RCO Live

누가 뭐래도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는 세계 최고의 말러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다. 번스타인이 일찍이 이 곡의 명연을 이 악단과 남겼지만 얀손스는 이 2006년 실황 녹음에서 해석의 궤를 달리한다. 현과 목관, 금관군에 동등한 비중을 부여해 노래하게 하고, 마치 눈앞에서 연주하듯 투명함을 살리고 있다. 작곡가의 손을 떠난 텍스트를 최대한 얽매이지 않게 객관적으로 관조하며 새로운 발견을 도출해내는 얀손스의 지휘예술을 잘 말해주는 녹음이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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