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긁어 부스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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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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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표 4단 ● 김정현 초단
본선 8강전 1국 7보(116∼136)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18의 협공은 집이 부족해 다급한 백의 심경을 보여준다. 백 18로 21의 곳에 두면 서로 무난한데 이래서는 백에게 기회가 오지 않는다.

백 22 때 일반적인 정석은 참고 1도. 흑은 이렇게 둬도 되지만 집 모양이 없는 게 마음에 걸린다. 흑은 평소보다 조금 손해더라도 확실한 길을 가고 싶다. 흑 23이 김정현 초단의 선택. 백 26으로 참고 2도 백 1에 두면 흑 2, 4를 선수하고 흑 6으로 수습하겠다는 계산이다. 참고 1도와 비교하면 눈 모양이 풍부하다.

홍기표 4단도 참고 2도는 굴복이라고 보고 백 26으로 반발했다. 흑 29까지 바꿔치기가 됐는데 흑으로선 별 손해 없이 정리한 모습이다. 여전히 흑 우세.

이제 바둑판엔 빈 공간이 별로 없다. 우상귀가 정리되면 끝내기에 들어간다.

백 30, 32는 의례적인 정리 수순. 백의 속마음은 타들어가지만 주변 흑이 두터워서 별다른 변화가 없는 곳이다.

여기서 오랜만에 흑의 실착이 등장한다. 흑 35. 이렇게 단수 치면 백이 이어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한 듯하다. 백 36처럼 패로 버티자 부담스럽다. 이판사판으로 나오는 백과 진흙탕(패싸움)에서 뒹구는 것은 흑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또 한 수로 깔끔하게 정리되는 패가 아니어서 패를 둘러싼 계산이 복잡하다. 흑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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