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근작, ‘무비컬(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한국 초연, 스타 배우 출연. 다음 달 막을 올리는 뮤지컬 ‘웨딩싱어’와 ‘금발이 너무해’의 공통점이다.
‘금발이 너무해’의 쇼 케이스가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열렸다. 객석은 분홍 풍선으로 가득했다. 리본과 레이스가 달린 공주 의상에 반짝이 하이힐이 어울리는 금발미녀 ‘엘 우즈’가 주인공이니 꽤 어울리는 장식이었다.
2001년 개봉한 영화를 2007년 브로드웨이 무대로 가져왔다. 하버드 법대에 다니는 남자친구에게 차인 우즈가 오기로 하버드 법대에 진학하면서 겪는 이야기다. 리즈 위더스푼이 이 영화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한국 초연 무대에서 우즈는 트리플 캐스팅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와 뮤지컬 배우 김지우, 그룹 ‘소녀시대’의 제시카가 주인공으로 나선다. 쇼 케이스에서 세 사람은 남자친구가 결별하는 장면, 하버드 법대 수업에서 처절하게 무시당하는 장면, 법률회사의 인턴으로 선발되는 장면 등을 선보였다. 장소영 음악감독은 “우즈는 팝, 캘러한 교수는 전통 재즈 등 음악으로 각 인물의 성격과 직업을 잘 표현하는 뮤지컬”이라고 말했다.
이하늬는 “1년 반 전에 미국에서 이 뮤지컬을 보고 꼭 하고 싶어서 탭댄스와 노래를 연습했다”고 했다. 제시카는 “영화를 참 재밌게 봐서 ‘소녀시대’의 다른 멤버들이 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걸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영화 ‘국가대표’에 출연한 김도현이 우즈와 사랑에 빠지는 하버드 법대생 에밋 역을 맡았고 가수 김종진이 법대의 바람기 넘치는 캘러한 교수로 무대에 선다. 뮤지컬 배우 전수경이 우즈의 친구 폴렛 역할을 한다. 영화에서 우즈 곁을 지키는 치와와 ‘브루저’도 무대에 등장한다. 치와와 ‘고돌이’가 캐스팅됐다. 이 강아지는 KBS2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경력 배우’다. 11월 14일∼2010년 3월 14일, 코엑스아티움. 4만∼9만 원. 02-738-8289
‘웨딩싱어’에서는 황정민과 박건형이 주인공 로비 역할을 맡았다. 유명 작곡가가 꿈인 로비는 결혼식 파티 가수.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웨이트리스 줄리아(방진의)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2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황정민은 기타를 치며 뮤지컬 넘버 ‘오늘은 당신의 결혼식 날’을 불렀다. “새로운 시작의 날, 모든 걱정은 버려. 나만 믿어봐. 난 사랑의 화신!” 박건형은 방진의와 함께 영화에도 나왔던 곡 ‘당신과 함께 늙어가기’를 들려줬다. “니 마음 아플 땐 널 웃겨줄게. 관절염에 시달릴 땐 업어줄게. 나의 소원은 너와 함께 늙는 것. … 근사할 거야, 너와 늙는 것. 널 매일매일 내 곁에 두고 싶어서, 제일제일 사랑하는 네게 다 양보해.”
같은 이름의 영화(1998년)엔 드루 배리모어와 애덤 샌들러가 출연했다. 2006년 미국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박용호 프로듀서는 “프러포즈 장소를 비행기 안에서 라스베이거스 결혼식장으로 바꾼 것이 영화와 뮤지컬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안무가 조앤 매닝은 “1980년대가 배경인 만큼 디스코 등 당시 댄스를 많이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배우는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경쾌하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막이 오르면 무대는 내 세상이 됩니다. 그 느낌, 그 시간, 관객과 주고받는 행복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죠. 또 감독의 ‘컷’이 없으니까 내 맘대로 할 수 있잖아요?(웃음)”
연출을 맡은 최성신은 “각박하고 메마른 삶 속에 로비 같은 사람을 만나면서 회복되는 따뜻함과 소박함을 말하고 싶다. 바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진심을 들여다보는 일의 중요성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11월 27일∼2010년 1월 31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4만∼10만 원.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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