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대학생 29명 한국서 ‘윤동주 캠프’

  • 입력 2009년 8월 14일 02시 54분


7일 오후 인천 강화군 송산교회에서 한일 대학생 연합 캠프에 참가한 성공회대와 일본 릿쿄대 학생들이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함께 낭송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성공회대
7일 오후 인천 강화군 송산교회에서 한일 대학생 연합 캠프에 참가한 성공회대와 일본 릿쿄대 학생들이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함께 낭송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성공회대
성공회대-日릿쿄대 시 낭송 등 행사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7일 오후 인천 강화군 양사면 송산교회에서 한국 대학생 13명과 일본 대학생 16명이 고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한국어로 함께 낭송했다. 성공회대와 일본의 릿쿄(立敎)대 학생들은 6∼10일 강화도 송산에서 열린 연합캠프에서 윤동주의 삶과 사상, 그가 남긴 시를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만남과 배움과 신앙’을 주제로 2001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이 연합캠프는 올해 윤동주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교수가 ‘윤동주와 그 친구들’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두 대학 학생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번갈아가며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 ‘별 헤는 밤’ 등 시 13편을 낭송했다. 1917년 북간도에서 태어난 윤동주 시인은 1941년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4월 릿쿄대에 입학해 그해 10월 도시샤(同志社)대로 전학하기 전까지 약 6개월간 수학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릿쿄대 교목 유시경 성공회 신부는 “한글로 시를 지었다는 이유만으로 투옥돼 그토록 바라던 광복의 기쁨을 끝내 누리지 못하고 옥사한 시인의 생애와 이를 매개로 굴절된 한일관계를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캠프에 참가한 고바야시 시오리 씨(21·릿쿄대 문학부 사학과)는 “윤동주 시인이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이 전해져서 마음이 아팠다”며 “옥사한 윤동주 시인처럼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분들이나, 일제에 강제 노동으로 끌려갔던 분들의 이야기를 일본 교과서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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