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며 건강 챙기기…‘의료 관광’이 뜬다

  • 입력 2009년 3월 18일 07시 37분


서울 청계천을 잠시 거닐다 보면 일본,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한류와 엔화의 강세로 관광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라 생각한 적이 있을 테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실이 한 가지 있다. 관광 목적이 비단 쇼핑과 구경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가벼운 미용 수술이나 한방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거다. 이른바 ‘의료 관광’이다.

의료법 27조는 환자에 대한 할인과 금품 제공 및 영리 목적 소개, 유인, 알선 행위를 금지한다. 그런데 5월 1일부터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개정된 법안이 시행된다.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한 ‘의료 관광’ 활성화에 물꼬가 트였다는 말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의료 관광객은 지난해 2만7444명, 진료 수입은 약 934억, 관광수입은 1241억원이다. 많은 외국인이 중증 수술 또는 메디컬 케어, 한방, 미용 등 가벼운 시술을 위해 한국을 찾았고, 이 같은 비용을 쓰고 갔다는 수치는 제법 놀랄만하다.

한국관광공사와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의료기관 등 관련 단체에서 의료 관광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배경이다.

의료 관광은 같은 아시아권만 보더라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이미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분야다. JCI(국제병원인증기구) 인증을 받은 병원을 각각 12개, 11개, 4개를 보유하고 있어 자국 병원의 의료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외국인들에게 어필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 정진수 전략상품팀장은 “올해는 의료관광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본, 미주, 중동을 대상으로 한류가 여전히 효과 있고, 극동 러시아 등 의료가 낙후된 나라에서 건강 검진을 받으러 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자생한방병원과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등에서 제공하는 한방의 매력도 상당하단다. 해결해야 할 숙제는 있다. 지난해 150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경쟁하고 있는 데 한국은 JCI 인증 병원이 단 1개에 불과한 것.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경쟁국에 비해 뒤늦게 의료 관광에 뛰어든 한국은 현재 제주도 서귀포시에 헬스케어타운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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