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런두런 이야기꽃 겨울밤 추억만들기

  • 입력 2009년 1월 21일 02시 54분


《주부 김선영(40·전북 전주시) 씨는 최근 남편, 초등학교 3학년, 1학년 자녀와 함께 2박 3일 동안 가족 캠프를 다녀왔다. 김 씨는 가족과 함께 전남 해남 인근의 펜션에 묵으며 고산 윤선도 유적지를 돌아봤다. 김 씨 가족은 저녁에는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모는 새해가 되면서 세웠던 계획들을 아이들과 함께 다시 점검해 볼 수 있었고, 아이들은 새 학년이 되기 전 구체적인 1년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김 씨는 “캠프에서 이틀 동안 나눈 대화가 집에서 한 달 동안 나눈 대화보다 더 많았다”며 “모처럼 속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캠프장서 ‘나의 다짐 쓰기’

새해를 맞아 가족 캠프를 떠나는 가정이 많다. 캠프는 단순한 여행과는 달리 구성원 간의 유대감 구축에 중점을 둔다.

김 씨는 지난해 가족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러나 아무런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않고 무작정 떠났던 터라 여행을 갔다 온 후 피곤함만 남았다.

한 가족 혹은 몇몇 가족이 모여 캠프를 떠날 때 2, 3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해 가면 캠프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연초에 떠나는 캠프라면 ‘나의 다짐 쓰기’를 할 수 있다.

이때 목표는 작고 구체적인 것으로 한 가지 정도만 정하면 된다. 부모는 자녀가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식의 막연한 다짐을 쓰지 않도록 유도한다.

각자의 다짐을 작성했다면 다음에는 가족 공동의 목표를 정할 차례다.

이때 가족이 의논해서 정하는 것이 필수다. 지키지 못할 거창한 목표는 정하지 않는다.

지영수 한국청소년캠프협회 이사는 “목표 정하기는 캠프 장소에서만 끝나서는 안 된다”며 “집에 돌아온 후 개인과 가족 목표를 정리해 방이나 거실에 붙여 두면 좋다”고 말했다.

캠프 장소 근처에 있는 유적지나 박물관을 그냥 한번 둘러보면 나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이럴 때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여행 가이드 역할을 맡으면 역사 지식도 쌓고 책임감도 높일 수 있다.

출발 전 계획을 세울 때 특정지역 안내를 맡을 사람을 정한다. 이렇게 되면 자신이 맡은 지역에 대해 사전에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족 바꾸기’ 프로그램 효과

두 가족 이상이 함께 캠프를 떠났다면 가족 간 신뢰감과 유대감을 높이는 데 ‘가족 바꾸기’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저녁식사 준비나 수행해야 할 목표가 있을 때 이를 상대방 가족 자녀와 함께 하고, 동시에 자신의 자녀를 상대방 가족에 보내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함께 해야 할 공동의 목표가 설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세 가족이 함께 캠프를 떠나 ‘가족 바꾸기’ 프로그램을 경험해 본 강민희(42) 씨는 “우리 아이의 장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아이도 엄마 아빠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캠프에서 ‘미리 유언장 써 보기’도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수 있다.

캠프 포털 사이트 캠프나라의 김병진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유언장 미리 써 보기가 익숙하지 않아 꺼리지만 한 번 해보면 아이와 부모는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다녀온 뒤엔 보고서 작성

가족이 함께 캠프를 떠날 수 없다면 자녀만이라도 캠프에 보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자녀 방학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이긴 하지만 여러 단체가 마련한 캠프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캠프를 선택할 때는 자녀가 평소에 관심 있는 분야를 먼저 정하고, 신문 기사나 인터넷을 통해 모집단체 정보를 수집한다.

최종적으로 3, 4개의 프로그램을 놓고 자녀가 직접 선택하게 해야 관심과 흥미가 많아져 체험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카메라, 녹음기를 준비해 가면 현장에서 사진, 음성 자료를 만들어 나중에 체험기록문을 작성할 때 도움이 된다.

캠프를 다녀온 후 체험학습 보고서, 일기, 스크랩을 정리하면 캠프에서 얻은 경험을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