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공연 티켓 값 내리고…관객 눈높이 맞추고…친절한 클래식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서울시향의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 해설 프로그램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공연마다 2000명이 넘는 관객이 모였던 예술의 전당 청소년음악회 ‘김대진의 음악교실’, 서울시향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의 영상과 연주를 곁들인 해설.(위부터 시계 방향) 사진 제공 서울시향·예술의 전당
서울시향의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 해설 프로그램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공연마다 2000명이 넘는 관객이 모였던 예술의 전당 청소년음악회 ‘김대진의 음악교실’, 서울시향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의 영상과 연주를 곁들인 해설.(위부터 시계 방향) 사진 제공 서울시향·예술의 전당
클래식 음악계가 친절해지고 있다.

공연기획사들이 티켓 가격은 낮추고 학생석도 대폭 늘리고 있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해설이 있는 공연들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후광도 살리고 최근 본격화된 공연계 불황의 위기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 문턱 낮추기

클래식 공연기획사 중 ‘빅3’로 불리는 크레디아, 빈체로, 마스트미디어는 ‘러시안 빅3’ 시리즈로 뭉쳤다. 각기 추진하던 대형 내한공연 세 건을 공동 진행해 투자 수익과 손실 위험을 나눈다. 세 공연을 패키지로 구매하면 30% 할인 혜택을 준다. A급 클래식 공연의 경우 30% 할인은 드물다. 패키지는 동일등급 좌석으로 구성되며 500세트 한정이다. A석 패키지가 19만6000원으로 각기 구매할 때보다 8만4000원 싸다.

서울시향도 정명훈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마스터피스’ 시리즈의 티켓 값을 인하했다. 올해 책정된 7만(R석)∼1만 원(C석)은 C석을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등급별로 1만 원에서 3만 원까지 내려갔다.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에 지난해와 판매가 비슷하면 2억 원까지도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턱을 낮춘 만큼 더 많은 관객이 좋은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마케팅 담당 양창석 과장)

금호아트홀도 학생들에게 문을 활짝 열었다.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목요일 오후 8시), 금호 영아티스트 콘서트(토요일 오후 8시)는 기존에 뒷줄로 한정됐던 학생석(초중고교생 8000원) 41석을 전석으로 확대해 운영한다.

성남아트센터는 신년음악회(10일) 티켓을 올해부터 전석 1만 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신년음악회 가격은 2만∼5만 원이었다. 지역 주민이 부담스럽지 않게 공연장을 찾아 클래식 음악을 즐기도록 하자는 취지다.

○ 가까이 다가가기

클래식이 눈높이를 낮추고 다가가면서 해설은 중요한 부분이 됐다. 예전에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모든 관객에게 기본 감상법부터 작품 분석까지 제공한다.

서울시향은 한 달에 두어 차례 정기 연주회를 열며, 그 주 월요일에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라는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선착순 100명을 모집한다.

강사인 음악칼럼니스트 진회숙 씨는 “각각의 악기가 곡에서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 곡의 내용을 악기가 어떤 방식으로 표현했는지를 알고 난 뒤 공연을 감상하면 확연히 다르게 들린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클래식의 진가, 깊은 곳에 숨은 보석을 캐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예술의 전당은 지난해 끝난 청소년 음악회 ‘김대진의 음악교실’에 이어 올해부터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는 해설 음악회를 연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올해 주제는 ‘위대한 베토벤’이다. 정동혁 음악사업팀장은 “청소년음악회의 ‘청소년’은 클래식 초심자라는 뜻”이라면서 “클래식 공연장을 자주 찾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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