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읽었다]철학으로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

  • 입력 2001년 1월 5일 18시 56분


□철학으로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루 매리노프·해냄)

천진난만한 조언 투성이인 대중심리학 서적에 신물이 날 즈음, 이 책의 제목에 솔깃해 읽어봤다. 무척 실망스러웠다. 철학을 이용한 카운셀링의 실체는 심적 갈등을 겪는 이들에게 철학자의 유명한 ‘한 말씀’을 상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시각이 전혀 다른 철학자들의 경구를 맥락에 관계없이 뽑아쓴 탓에 오해를 불러올 소지도 있는 것 같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유의 한 방법일 뿐인 고전철학만을 처방한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양 영 진(31·서울 강남구 역삼동)

□나의 미카엘’(아모스 오즈·민음사)

여러번 노벨상 후보에 오른 작가가 이 글을 정말 20대에 쓴 것일까? 20대에 이만큼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근원적 갈증, 이루어지지 않는 꿈에 대한 그리움, 무엇에 대해서인지 모를 열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일까? 꿈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목마른 한나, 그렇지 않기에 배부른 고양이와 함께 그저 살아 나가는 미카엘. 이들의 관계와 대비를 통해 내 마음 속 깊은 곳 으로부터 감동이 솟아났다. 김 지 은(22·kjieun@snu.ac.kr)

□‘노자와 21세기’(김용옥·리오정보)

EBS에서 방송했던 김용옥 교수의 ‘노자와 21세기’를 컴퓨터에서 볼 수 있도록 제작한 전자책이다. 김 교수는 여기서 노자(老子)의 동양철학 이야기는 물론이고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시사, 경제, 음악, 상식 등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e북이므로 강의를 들으면서 강의에 나왔던 내용을 자판을 두들기며 검색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39시간짜리 강연을 7장의 CD에 넣은 것은 좋지만 화질이 나쁜 것이 흠이다.

안명화(45·송파구 방이동)

□‘진술’(하일지, 문학과 지성)

픽션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인간성에 대한 탐구’에 초점을 맞춰 내면의 심리 묘사에 탁월하다. 그 독특한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가 단 한순간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또 한가지! 환상과 실재와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법하다. 주인공의 진술처럼 ‘우리가 실제라고 믿는 그것들은 과연 실재하는지, 그리고 그 실제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 유 진(witheuj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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