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둔치와 건축의 만남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마곡 워터프런트’ 당선작 친환경 설계 눈길

한강은 아름답다.

하지만 한강변은 아름다운가.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워터프런트(둔치)’ 계획안에 당선된 ‘살아 있는 물, 마곡의 심장’(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은 이런 의구심을 풀어줄 단서를 준다. 서울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모를 받은 이 프로젝트에는 105개팀이 참여했다.

‘살아있는 물…’은 인공 설비를 최소화하고 제목 그대로 현재 강변에 있는 환경을 최대한 살려 도시와 자연을 잇는 완충지대로 만들었다. 실무를 맡은 양성민 실장은 “해당 용지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은 풍성한 자연환경”이라며 “이번 계획안은 환경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보전에 유리하도록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미국 뉴욕의 허드슨 강, 독일 함부르크의 엘베 강 등 다른 나라의 워터프런트 개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17만780m²의 용지 중앙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양천길 북쪽 ‘에코 볼(eco-bowl)’은 마곡 둔치의 대표적 환경 친화 장치다. 지름 50∼90m의 10개 웅덩이는 강 수위 변화에 따라 물을 머금고 내놓기를 반복한다.

산기슭 유수지(遊水池)를 기점으로 한 수질 자연정화시스템도 환경을 배려한 장치다. 유수지에 모인 물이 5.5m 아래의 호수공원으로 흘러내려가면서 흙과 조경에 의해 1차로 걸러지고 그 물은 제방을 따라 강으로 나가면서 다시 정화된다.

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무언가 임의로 계획하고 새로 만드는 것만 건축이라고 보기 쉽지만 때로는 ‘의도된 방치’가 좋은 건축이 된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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