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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29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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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과정을 통해서건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은 비로소 이 세상에 ‘있게(be)’ 된다. 그 이전에도 그 사람은 살고 있었겠지만, ‘나-너’의 관계를 통해 새롭게 구성되는 세계에 그 사람은 ‘없었던’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다가 새삼스러운 발견을 통해 그가 비로소 ‘있게’ 되고, 나아가 ‘있는’ 것을 넘어 우주에 가득 찬 존재로 새롭게 다가온다. 만해의 시는 이러한 사랑의 발견 과정을 통해 존재와 부재의 변증법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그런데 시인이 ‘님만 님이 아니라 긔룬 것은 다 님’(‘군말’)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그의 대승적(大乘的) 사랑이 경이롭게 다가오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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