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똑 부러지게 사는 법…‘글로벌리스트’

  • 입력 2007년 12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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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스트/김순덕 지음/316쪽·1만 원·민음사

이 책을 읽는 동안, 하나의 경구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지금의 이 세계, 냉철하게 직시하라.” 요즘 유행어로 바꾸면 “내가 남느냐, 글로벌 세상이 남느냐”다. 치열하고 냉정한 글로벌 세상에 맞서 더 치열하고 더 냉정하게 살고 있는가를 뒤돌아보게 한다. ‘세계주의자’를 일컫는 제목부터 저자의 주장이 곧장 다가온다.

동아일보의 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진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국내외 정치 경제 금융 교육 등 여러 방면의 풍부한 사례를 들면서 촌철살인의 경구를 쏟아낸다. 메시지는 “글로벌시대, 생존전략을 마련하라” “세계의 다양한 변화와 가치에 민감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라”는 말로 요약된다.

글로벌리스트의 생존 전략은 역시 세상의 변화를 냉정하게 바라보라는 점. 그 하나가 변화한 일자리에 적극 대처하라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암묵적 일자리. 이는 개인의 판단력과 복합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한 일을 일컫는다. 기계나 컴퓨터가 대신할 수 없는 일로, 개인의 능력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부가가치가 달라지는 고차원적 일자리를 가리킨다. 선진국으로 나아갈수록 이런 암묵적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따라서 여기에 승부를 걸어보라고 권한다. 글로벌시대에 더더욱 어울리는 직업이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평소에 간과하기 쉬운 점에 대한 조언도 흥미롭다. 21세기가 여성성의 시대라고 하지만 사실은 여성성을 겸비한 남자들의 시대라는 말(이는 결국 남성 여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능력이 중요하다는 말!), 애플에서 쫓겨난 덕분에 창의적인 인간이 되었다는 스티브 잡스처럼 잘 실패하라는 말….

글로벌리스트에게 귀띔하는 20계명도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다. 인기 있는 친구보다 똑똑한 친구를 찾을 것, 지적인 경쟁자와 늘 접촉할 것, 언제라도 나를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을 확보해 둘 것. 꼭 필요한 결정이라면 미리 해 버릴 것 등.

특유의 간결하고 명료하면서도 역설적인 화법이 책읽기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북핵 문제를 예로 들며 ‘진짜 이상을 지키는 길은 현실주의’라고 강조한 것, 빠른 속도의 디지털 기술 전쟁을 가리켜 ‘광속의 불안정이 안정으로 이끈다’고 지적한 대목 등이 그렇다.

결론도 간결하다. “세계화를 이용하고 즐기는 글로벌리스트로 거듭나라.” 저자는 이 말에 냉철함이라는 요소를 덧붙여 강조한다. “워런 버핏이 어떻게 투자의 귀재가 됐느냐. 감정을 무시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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