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 31일 개막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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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출판은 미국과 유럽 출판사와 에이전시의 일방통행에 끌려가고 있다. 범아시아 출판 네트워크의 긴밀한 유대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가가와 히로시 일본양서판매 대표)

영미 중심의 세계 출판계에서 아시아 출판은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31일∼11월 2일 경기 파주시 출판단지의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리는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 2007’에서 세계 출판 전문인과 작가들이 아시아 출판의 성장 가능성을 진단한다.

작가 황석영 김훈 씨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되는 이번 포럼에는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터키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의 출판인들이 참석한다. 토론 주제는 ‘아시아 문학의 매력과 잠재력’ ‘아시아 역사 콘텐츠의 다양성과 공통성’ ‘아시아 출판의 발전 방향’ 등이다.

아시아 출판인들은 발제문에서 아시아 출판의 부실한 네트워크를 문제로 지적했다. 필리핀 ‘안빌’ 출판사의 카리나 볼라스코 부사장은 “1982∼2003년 필리핀 서적이 다른 아시아 언어로 번역된 것은 고작 12권”이라면서 “아시아 출판의 활발한 교류 없이 영미 출판의 기형적 지배구조를 벗어나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린덴 린 타이베이 도서전 재단 회장도 유사한 지적을 했다. 그는 “중국과 태국 등 아시아 출판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도 교류는 미미한 편”이라면서 “아시아 네트워크가 중심이 된 도서전을 정례화해 출판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서구 참가자들은 한국 서적을 비롯한 아시아 출판이 서구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이스트브리지 출판사의 제이 클레이턴 웨스트 이사는 “한국 서적은 전공 교수나 학생을 빼면 소개가 잘 안 된다”면서 “미국의 출판사나 판매업체, 서평담당자 등에게 배포해 성공을 거둔 ‘일본 책 소식(Japanese Book News)’ 같은 온오프라인 소식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출판포럼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기웅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은 “21세기 들어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 무대로 등장하는 만큼 이번 포럼을 통해 아시아출판문화의 자장(磁場)을 비아시아권으로 넓혀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출판포럼과 아울러 11월 2∼4일 파주출판단지에서는 ‘파주북시티 책잔치 2007’도 열린다. 출판사와 독자가 직접 만나는 강연 및 퍼포먼스와 벼룩시장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031-955-0055, 0063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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