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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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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초대이기에 관람객들은 야릇한 느낌이 들지 모른다. 야릇하지만 전시는 시종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한다. 미술은 고상하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전시를 기획한 무명씨는 4명의 무명씨 작가를 초대했다. 초대받은 무명씨들은 수묵 SF 만화를 그리는 김모 씨, 음악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디밴드의 보컬리스트 조모 씨, 전남 완도의 보길도에서 혼자 그림을 배우고 있는 김모 할아버지, 평범한 직장인으로 미술에 눈을 떠가는 이모 씨. 이들 4인의 작품을 한 공간에 선보이는 전시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름 없는 만화가의 만화에선 삶의 애환이 보이고, 보길도 할아버지의 원색 그림에서는 미술에 대한 보통 사람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기획자 무명씨는 자신이 수집한 미술품 아닌 미술품도 전시한다. 어느 집의 거실이나 안방에 걸려 있던 이름 없는 그림들, 침대 머리에 놓여 있던 나무 공예품 등등. 지극히 평범한 일상용품을 전시장으로 데려와 당당한 미술로 부활시킨 것이다.
일민미술관은 이와 함께 도자기 파편을 모아 붙여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내는 이수경 씨의 ‘번역된 미술’, 전영찬 씨의 애니메이션 ‘진화의 미술’도 전시한다. 02-2020-2055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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