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읽는 철학동화]<5>학교 가기 싫어

  • 입력 2007년 9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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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기 싫을 때가 있지요. 숙제를 안 했을 때나 시험 보는 날에는 정말 학교에 가기 싫은 친구가 많을 거예요.

얼마 전 숙제가 많은 날인데 친구와 노느라 숙제를 깜박했어요. 숙제를 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았어요. 친구와 놀이터에서 술래잡기를 했는데 너무 피곤했나 봐요. 그냥 잠이 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일어나지 않았어요. 엄마가 문을 열자 저는 아픈 소리를 내며 말했어요. “엄마, 머리가 아파요.”

엄마는 얼른 제 이마에 손을 얹어보더니 웃으며 말했어요. “저런, 머리에 열이 하나도 없네.”

엄마는 제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었어요. “얼른 일어나세요. 잠보 공주님.”

그러나 저는 정말 온몸이 아픈 것 같았어요. 신음 소리를 내며 끙끙대자 엄마는 얼굴이 어두워지며 저한테 물었어요. “정말 아프니?”

결국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됐어요. 이불 속에서 다시 잠을 잤어요.

엄마가 만들어준 죽을 먹고 시계를 보니까 아직 오전 10시예요. 지금쯤 2교시 끝날 때예요. 엄마가 약국에 가고 집에 혼자 있으려니 심심해졌어요. ‘지금쯤 3교시가 끝났겠다’ ‘지금쯤 4교시 끝났겠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시계만 봤어요. 친구들 얼굴도 어른거렸어요.

또 점심 급식 생각도 났어요. ‘혹시 내가 좋아하는 자장밥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 이럴 줄 알았으면 학교에 갈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었어요. ‘다시는 꾀병 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간혹 학교에 가기 싫을 때 ‘그냥 집에서 공부하면 안 될까’ 하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학교에 가지 않아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들을 집에서 배우면 그만이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물론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러나 학교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교육을 받기에 가장 적합한 곳입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가르치기 위해 특별한 교육을 받은 분들이에요. 또 학교는 여러분이 또래와 어울려 사회생활을 익히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지요. 여러분의 나이에 맞는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학교만큼 좋은 곳은 없지요.

‘학교’라는 말을 들으면 ‘공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라서 얼굴을 찡그리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러나 공부는 여러분처럼 정신적으로 쑥쑥 성장하는 시기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답니다.

중국 진나라 때 도연명이라는 시인은 ‘권학시(勸學詩)’라는 시를 썼습니다.

‘한창 나이는 다시는 오지 않는 법/하루에 새벽은 두 번 없는 법/적합할 때 마땅히 공부할지니/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권학시’라는 말의 뜻은 공부하라고 권하는 시라는 뜻이지요. 아마 우리 친구들이 가장 싫어하는 시 중에 하나일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이 시인은 ‘배움에는 때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시를 쓴 것이지요.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가 쓴 ‘마지막 수업’이라는 소설을 볼까요. 이 소설 속에는 프란츠라는 놀기 좋아하는 소년이 나와요. 소년은 아침에 있는 프랑스 문법 시간에 공부하기 싫어서 항상 지각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 수업이 마지막 수업이라는 거예요. 독일이 소년이 사는 곳을 지배하게 되어 더는 프랑스 말을 쓸 수 없게 됐어요. 프랑스 문법도 물론 배울 수 없게 됐지요. 마지막 수업을 진행하던 아멜 선생님은 칠판에 ‘프랑스 만세’라고 썼어요. 그때 프란츠는 ‘진작 문법을 배워둘걸…’ 하면서 후회했어요. 노느라고 자신의 나라 문법도 제대로 못 배웠기 때문이지요.

또 이런 질문을 하는 친구도 있을 거예요.

“어떤 사람은 너무 가난해서 초등학교밖에 못 나왔는데도 큰 회사를 세워서 부자가 되었어요. 꼭 공부를 많이 해야 성공할 수 있나요?”

공부는 꼭 성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녜요. 더욱 중요한 것은 공부를 통해서 마음을 닦고 사회에 유익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유명한 학자 정약용 선생님은 반대파의 모함으로 강진으로 유배를 갔을 때 두 아들에게 편지를 썼어요.

그 편지에서 선생님은 ‘부귀영화(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으며 그것을 마음껏 누림)’를 얻으려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므로 깨끗한 마음으로 책을 읽으라고 아들에게 당부했지요.

잘살기 위해서, 성공하기 위해서 공부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마음을 닦기 위해서 하는 공부가 더 참된 공부겠지요. 여러분은 공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조성자·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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