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사랑을 기리며…박계희 여사 10주기 소장품전

  •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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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의 모친 박계희(1935∼1997) 여사는 현대미술에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1984년 설립한 워커힐미술관(현 아트센터 나비)은 해외 현대작가의 작품을 활발하게 소개하고 젊은 작가들을 위한 초대전을 해마다 개최해 주목받았다. 공예, 디자인 등 ‘주변미술’도 과감하게 수용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예술의 영역을 폭넓게 소개하기도 했다.

박계희 여사의 10주기를 맞아 7월 4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마미술관에서 ‘Trace & Grace-한 소장가의 꿈·길’전이 열린다. 박 여사가 생전에 아꼈던 소장품 80여 점이 전시되는 자리다.

전시작들은 다양한 경향과 광범위한 시대에 걸쳐 있다. 특히 고서화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시공을 넘나드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전시는 알렉산더 칼더의 ‘검은 평형추(Black Counterweight)’, 프랭크 스텔라의 ‘파편들(Shards) V’ 등 해외 현대미술의 거장이 선보인 작품뿐 아니라 윤명로의 ‘무제’ 등 한국 현대미술, 오원 장승업의 10폭 병풍 등 우리나라 고미술 작품까지도 아우른다. 로버트 쿠시너, 주디 파프, 도널드 베슐러 등 현대미술에서 ‘숨어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적잖다.

특히 한국 앵포르멜(informel) 작가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앵포르멜’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화단을 휩쓴 서정적 추상회화의 한 경향으로 이 앵포르멜 바람은 1960, 70년대 국내 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박서보 윤명로 김창렬 김봉태 씨 등 대표적인 국내 작가들이 청년 시절 앵포르멜에 심취했다. 김창렬 씨의 ‘Rite(의식) 1964’, 김봉태 씨의 ‘Untitled(무제)’ 등 유명 작가들의 1960년대 자유로운 화풍을 보는 것은 흥미롭다. 02-425-1077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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