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는 미래-미래학 20선]<17>2010대한민국트렌드

  • 입력 200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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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의사소통에서는 유머가 핵심 요소로 떠오를 것이다. …지금까지 재미와 유머를 갖춘 사람은 조직의 주류라기보다 조직의 양념 같은 사람으로 취급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조직운영의 핵심요원으로서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몇백 년간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대영제국의 해군 함대는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자 독일 해군의 공격에 당황하고 만다. 군함에서 대포를 쏘면서 벌이는 해전에서는 독일군은 영국군의 상대가 아니었지만, 독일군이 전장에 내보낸 것은 일반적인 군함이 아니라 유보트라는 잠수함이었기 때문이다. 독일군이 해군의 미래는 잠수함이라고 생각하고 잠수함 함대를 편성하는 동안 영국 해군은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고 옛날식 군함만 붙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영국 해군은 고전은 했지만 패배는 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군은 독일군에 순식간에 항복하고 나라를 내어준다. 프랑스군은 제1차 세계대전만 생각하고 참호전만 준비해서 가장 완벽한 참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구축해 놓았다.

그러나 독일군은 새로운 전투는 참호전이 아닌 새로운 무기 탱크를 이용한 기동력을 살리는 전투임을 간파했다. 그래서 대규모 탱크 사단으로 프랑스군이 상상도 하지 못한 속도로 마지노선을 우회하여 전쟁을 끝냈던 것이다.

이렇게 미래를 읽느냐 못 읽느냐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로 작용했다. 하물며 변화의 속도가 빛에 비교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래를 읽는 혜안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05년 LG경제연구원 소속 연구원 71명이 소비, 산업, 사회·문화, 인구, 경영, 국내경제, 글로벌이라는 7개의 큰 틀로 나눠 각자의 시각으로 풀어쓴 2010년의 모습은 어떨까.

문화적 코드가 가미된 문화융합상품 ‘컬덕(culture+product)’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가정이라는 안락한 ‘누에고치’ 속에서 게임과 MP3플레이어, DVD 등 온갖 디지털 문화를 즐기는 ‘디지털 코쿠닝’으로 거리는 한산해진다. 웬만한 접촉사고에도 긁힌 자국 하나 남지 않는 나노 소재 자동차가 대중화되고 가사노동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킬 로봇가정부가 등장한다. 노령화의 부작용으로 경제적으로 덜 윤택하더라도 안정적 삶을 택하는 위험기피형 사회가 되고 나은 교육, 관광, 의료 서비스라는 ‘삶의 질’을 찾아 해외로 사람과 돈이 떠나는 ‘코리안 엑소더스’가 논란이 된다.

TV나 언론매체를 통해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미래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불과 3년 후인 2010년에 누리게 될 모습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상이 그만큼 예상보다 빨리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변화에 그저 방관만 하다가 수동적으로 맞을 것인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맞서 미래를 나를 위한 기회로 삼을 것인가. 이 책은 이런 물음에 스스로 올바른 답을 내리도록 돕는다. 조직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미래는 두려우면서도 무한히 열린 기회의 땅이라는 양면성을 제공한다. 미래에 대한 힌트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즐거운 책 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점이 어려운 경제경영서 읽기를 그동안 미뤄왔던 독자들에게 친절한 안내원 역할을 하고 있다.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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