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는 미래-미래학 20선]<15>예측지능

  • 입력 2007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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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최상의 베팅을 인지하고 그 기회가 이용 가능할 때 행동을 취함으로써 더욱 민첩하고 신속하게 자신의 행운을 수중에 넣을 수 있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는 테이레시아스라는 탁월한 예언자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을 때 제우스 편을 든 탓에 헤라에 의해 눈이 머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이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는 테이레시아스에게 예언의 능력을 주었다. 눈이 안 보이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신의 은총을 받지 않고서는 예언과 예측의 능력을 가질 수 없음을 보여 주는 신화다. 그러나 아일린과 하워드가 쓴 이 책은 미래를 보는 능력은 신이 내린 선물이거나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개발될 수 있는 기술임을 보여 준다.

이 책의 원제목은 ‘Make your own luck’, 즉 자신의 운을 스스로 만들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에 맞서 적절히 계획하고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능력’, 즉 ‘예측지능’이 필요한데, 이는 철저한 훈련을 통해 획득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예측지능을 높이는 데는 두 가지 핵심 과정과 이에 수반되는 12개 핵심 단계가 있다. 첫 번째 핵심 과정은 ‘방향 설정’과 ‘체계화’로 저자들은 이를 ‘O-O’ 과정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은 △큰 목표 정하기 △얻는 것과 잃는 것 따져보기 △도약의 기회 찾기 △인적자원 확보하기 △숨겨진 진짜 전략 파악하기 △플랜 B 만들기 등 여섯 단계가 들어 있다. 다음은 ‘예측’과 ‘행동’ 즉 ‘P-A’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예측도 그리기 △명백한 요소 이용하기 △리스크 분배하기 △행동하기 △도미노 효과 이해하기 △게임 오버의 단계가 진행된다.

이들 지침이 너무 상식적이어서 어떻게 예측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컨설턴트와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저자들이 체득한 풍부한 현장경험과 날카로운 통찰은 평범해서 지나치기 쉬운 기본적인 원칙들을 생생하게 되살려 놓는다. 예측능력의 첫 번째 단계가 ‘방향 정하기’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결국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으며, 로또와 같은 요행수를 바라며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하기스와 팸퍼스의 기저귀 전쟁 등 실제 기업 사례에서부터 ‘무인도에 혼자 남겨졌을 때 함께할 사람으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퀴즈에 이르기까지 예측지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알찬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다고 한다. 2007년 올 한 해도 정초부터 불확실한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12단계의 핵심 원칙을 따라가 보면 난기류를 헤쳐 나갈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무인도에 꼭 데려가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정답은 애인도 부모도 아닌 배 만드는 기술을 가진 목수라고 한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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