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980년 핑크플로이드 ‘더 월’ 빌보드 1위

  • 입력 2007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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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n't need no education(우리에게 교육은 필요 없어). We don't need no thought control(우리에게 사고의 통제도 필요 없어).’

영국의 록그룹 핑크플로이드가 부른 ‘Another Brick in the Wall(벽 안의 또 다른 벽돌)’의 가사 일부다. 이 노래는 핑크플로이드가 1979년 11월 발표한 ‘The Wall(벽)’이라는 앨범에 수록돼 있다.

노래 속의 학생들은 통제된 교육제도의 ‘벽’에 갇혀 창의성을 위협받는다. 교사들은 ‘벽을 이루는 또 다른 벽돌’과 다름이 없다.

핑크플로이드는 그런 교사들에게 “제발 아이들을 내버려 두라”고 외친다. 그야말로 획일적인 제도권 교육에 대한 강한 불만이 담겨 있다.

이 앨범의 또 다른 노래 ‘The Happiest Days of Our Lives(우리 생의 가장 행복했던 날들)’에서는 교사들에 대한 조소(嘲笑)가 엿보인다.

‘우리가 입학했을 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선생들은 꼭 있었지. 하지만 그런 선생들은 밤이면 밤마다 뚱뚱한 마누라에게 두들겨 맞으며 지낸다는 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어.’

핑크플로이드는 심지어 “학교는 ‘학생들을 재료 삼아 소시지를 만드는 공장’”이라며 비꼬기도 했다.

앨범의 사회적인 반향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그들은 세계 각국을 향해 새 시대에 걸맞은 교육제도를 마련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이었다. 앨범은 발매 두 달 뒤인 1980년 1월 18일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더니 15주 동안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한국에서는 한동안 판매가 금지됐다).

그들은 시대를 관통했다. 당시 영국 사회는 공황으로 인한 경제 위기와 무질서, 대량 실업 사태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핑크플로이드는 이념과 인종, 정치집단 등 서로 간의 소통을 가로막는 ‘벽’이 사회 갈등의 근원이라고 믿었다. 아이들의 개성을 말살하는 획일적인 교육제도는 그 대표적인 ‘벽’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무슨 이유일까. 이 앨범에 공감하는 한국인이 유난히 많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히트곡인 ‘교실이데아’도 이 앨범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모두가 똑같은 학교 수업을 받고 방과 후에는 우르르 학원으로 달려가는 한국의 학생들을 생각하니 우리는 당시 영국보다 한 치도 나은 게 없어 보여 한숨만 나온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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