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살표본 2006 종교계

  • 입력 2006년 12월 27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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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종교계도 바람잘 날이 없었다. 가톨릭계가 정진석 추기경 탄생으로 환호했지만 개신교는 강원룡 목사의 타계로 슬퍼했다. 통계청의 인구총센서스 결과로 종단간 희비가 엇갈렸고, 사립학교법 파동으로 목회자들이 삭발까지 하는 살풍경도 벌어졌다. 그속에서 희망도 봤다. 종교간 종파간 상생의 기운이 감돌았고 세대교체의 훈풍도 불었다.

#인구센서스 충격

통계청이 5월 발표한 '주택·인구총조사' 결과가 우리나라 3대 메이저 종교인 불교,개신교,천주교에 던진 내파(內波)가 적지않았다. 95년 조사이후 10년만에 실시된 이번 조사결과 천주교 신자는 무려 74.4%가 증가한 514만6000명으로 조사됐고 불교신자도 1072만6000명으로 3.9%가 증가했다. 그러나 개신교는 861만6000명으로 10년전보다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한국개신교사에서 '마이너스 성장'은 처음. 각 교단에서는 인구센서스 결과를 놓고 정밀분석작업을 벌이거나 심포지움을 개최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 원불교와 불교는 신도수가 각각 130만, 105만으로 집계됐다. 원불교는 10년 전보다 49.6%가 증가했으나 유교는 50.4%가 감소해 두 종교간 순위가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석 추기경 선출

올 2월22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정진석 대주교(75)를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정 추기경은 69년 김수환 추기경이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한국의 첫 추기경으로 서임된 이후 37년만에 탄생한 두 번째 추기경이 됐다. 정 추기경 선출은 한국 천주교의 위상변화를 세계적으로 입증한 경사였다.80세 미만이기 때문에 김 추기경과 달리 교황 서거 또는 부재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진다..

#무르익는 종교간 상생 분위기

불교와 천주교간의 상생분위기가 무르익은 한 해였다. 4월 조계종 지관 총무원장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가톨릭 사회복지시설 '성가정입양원'을 방문한데 이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성탄절을 앞둔 12월 21일 서울 안암동에 있는 불교 아동복지시설 승가원을 방문해 불우아동들을 위로했다. 또 불교, 원불교, 천주교, 성공회 여성 수도자들의 모임인 '삼소회(三笑會)'는 인도 영국 이스라엘 등 종교의 성지를 공동으로 순례하기도 했다.

#목회자 삭발부른 사립학교법

목회자들의 집단 삭발은 2006년 기독교계에 적지않은 충격을 줬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이광선 총회장의 삭발을 시작으로 12월 수십명의 목사들이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촉구하며 집단 삭발했다. 사립학교법에 대해 입장표명을 유보하던 개신교내 진보적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도 사립학교법 재개정의 핵심쟁점인 개방형이사제 조항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2007년 종교계의 핵심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세대교체 바람

종교계내 세대교체 바람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세계 단일교회로 최대인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후임에 이영훈(52) 목사가 선출됐다. LA순복음교회 담임인 이 목사는 장로들의 비밀투표에 의해 선출됐으며, 2009년 2월 조 목사를 공식적으로 승계할 예정이다. 또 원불교에서는 지난 12년간 최고지도자로 봉직했던 좌산 이광정(70) 종법사에 이어 경산 장응철(66) 종법사가 취임했다. 또 불교 진각종 10대 총인에 도흔 정사가 취임했고 향후 4년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를 이끌 권오성 신임총무도 11월30일 취임했다.

#강원룡 목사 타계

일생을 종교간 대화와 평화운동에 몸 바쳤던 개신교계의 어른 강원룡 경동교회명예목사의 타계는 계신교계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의 손실이었다. 개신교계 지도자의 죽음에 사회전체가 애도의 뜻을 표한 것도 이례적인 일. '갈등을 일으키는 최선'보다는 '함께 하는 차선'을 택했던 강 목사는 좌·우, 진보와 보수 양측으로부터 '기회주의자'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중용'의 길을 벗어나지 않았다.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불교계 불똥

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키로함으로써 국립공원 입장료에 포함시켜자동으로 징수했던 국립공원내 문화재관람료 징수가 벽에 부딪히게 됐다. 대한 불교 조계종측은 국립공원 입장료를 징수하던 매표소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계속 받기로해 등산객들과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조계종이 국립공원내 문화재 관람료로 1년에 징수하는 돈은 320억원 정도.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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