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男키스 이번이 끝이었으면”…동성애 연기 신동엽-이종수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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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살의(殺意)를 느꼈는데, 입술 촉감이 달라 ‘얘 선수구나’ 싶더라고요. 너 진짜 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냐?(웃음)”(신동엽)

“에이∼ 형, 연기는 연기일 뿐이에요. 자연스러운 키스를 보여 주려던 것뿐인데, 참….”(이종수)

9일 SBS 오락프로그램 ‘헤이헤이헤이2’의 콩트 시리즈 ‘룸메이트’ 첫 회에 나온 두 사람의 첫 키스 소감이다. 이 코너는 소심한 소설가 신동엽이 한 집에 사는 고향 후배 이종수를 짝사랑한다는 줄거리다. 극중에서 신동엽은 동성애를 느끼지만, 이종수는 여자 친구(신지아)가 있다.

18일 밤 경기 고양시 탄현동 SBS일산제작센터 녹화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남자와의 키스는 생애 첫 경험”이라며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방송한 날 집에 들어가니, 집사람(MBC 선혜윤 PD)이 장모님과 함께 보다가 배를 잡고 웃었다더라고요. 어찌나 민망하던지….”(신)

이종수는 여자 친구가 첫 녹화 때 찾아와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연기는 업무적으로만 보는 친구인데, 오늘 ‘룸메이트’ 3회 촬영이 있다고 하니 ‘너무 과도하게 하지 마’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왔어요.”(이)

방송이 나간 뒤 인터넷 게시판에는 “실제 동성애자가 아니냐”(성주석) “울고 웃기는 감성 연기가 대단하다”(김미나) 등 시청자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동엽은 “여자 작가들에게 자문하고 틈만 나면 거울 앞에서 연습한다”며 “웃음을 전하고 공감을 자아내는 게 내 본업이니 의심을 살 정도로 완벽하다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는 “섭외를 받았을 때 동성애 설정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의외로 ‘순수한 총각 같다’며 여성 팬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상파 오락프로그램에서 동성애를 그리는 것에 대한 부담도 화제가 됐다. 신동엽은 “하리수 씨가 데뷔할 당시나 홍석천 씨가 커밍아웃했을 때만 해도 거부감이 있었지만 최근 프로그램 게시판을 보면 인식이 변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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