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향기 머금은 인생의 벗, 茶

  • 입력 2006년 5월 2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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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곳곳에서 차(茶)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다. 필자도 얼마 전 전남 보성과 경남 하동의 차 행사에 다녀왔다. 보성은 차밭이 TV 드라마에 나오면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고, 하동은 야생 차나무로 유명한 곳이다.

올해 하동 차 축제에는 1000만 원부터 시작하는 차가 경매에 나와 많은 사람에게 화제가 됐다. 이 차는 축제가 끝나는 날 1300만 원을 써 낸 한 재단에 돌아갔다. 물론 그 돈은 하동녹차발전협의회의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차를 연구하고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차는 누구든지 마실 수 있어야 하고 어렵지 않게 마셔야 함에도 불구하고 요즘 찻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근래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는 중국의 보이차가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중국의 차와 다구들이 차 가게의 진열장을 메우고 있다. 우리 차 대중화에 장애가 되는 일이어서 걱정스럽다.

녹차는 냉하다고 미리 겁내어 중국의 보이차부터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많은 사람이 필자에게 “녹차는 냉하다면서요? 어떤 차를 마시는 게 좋아요?” 하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하루 몇 잔이나 마셔요?” 하고 되묻는다. 보통은 머그잔으로 한 잔 정도라고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조그마한 잔으로 10잔 정도는 아무 이상이 없고 오히려 꾸준히 마시면 항암 효과, 노화 방지, 피부 미용 효과, 다이어트 효과 등이 있어서 몸에 이롭다”고 얘기해 준다.

올해 2월 삼소회 세계성지순례 때도 차를 갖고 갔지만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여행 중 차를 많이 마셨던 스님들은 수녀님들이나 교무님들과 달리 감기에 잘 걸리지 않아 차의 효과를 좀 보았다.

차에는 비타민 카테킨 폴리페놀 등 우리 몸에 이로운 여러 가지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술을 마시는 국민은 망하고 차를 마시는 국민은 흥할 것이라고 했다.

5월이 다 가기 전, 보성이나 하동 같은 차 생산지를 한번 찾아 보자. 그곳에는 향수보다 진한 차향이 가득하다. 차향에 취하면 길거리에서 만난 모든 사람이 다 차 친구가 된다.

혜성 스님 한국명선차인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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