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1>忘親易, 使親忘我難

  • 입력 2006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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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식을 한없이 사랑한다. 그 사랑은 인류의 모든 사랑 가운데 가장 영원한 사랑이고 가장 진실된 사랑이다.

그러나 자식은 그것을 모른다. 그것을 아는 것은 자기가 자식을 낳은 이후이다. 그러나 자신의 자식을 낳으면 또한 사랑은 자기 자식을 향하게 되므로 부모의 사랑에 보답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부모의 사랑에 대한 보답은 어떻게 하는가? 가장 쉬운 보답 중 하나는 부모의 사랑을 기억하는 것이고, 부모님으로 하여금 자신이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드리는 것이다.

‘忘親易(망친이), 使親忘我難(사친망아난)’이라는 말이 있다.

‘忘’은 ‘잊는다’라는 뜻이고, ‘親’은 ‘부모’라는 뜻이므로, ‘忘親’은 ‘부모를 잊는다’는 말이 된다. ‘易’는 ‘쉽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忘親易’는 ‘부모를 잊기는 쉽다’는 말이다. ‘使’는 ‘∼로 하여금 ∼하게 하다’는 뜻이므로 ‘使親’은 ‘부모로 하여금 ∼하게 하다’는 말이 된다.

‘我’는 ‘나’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使親忘我’는 ‘부모로 하여금 나를 잊게 하다’라는 말이다. ‘難’은 ‘어렵다’는 말이다.

따라서 ‘使親忘我難’은 ‘부모로 하여금 나를 잊게 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 된다.

이러한 내용을 정리하면 ‘忘親易, 使親忘我難’은 ‘내가 부모를 잊기는 쉽지만, 부모로 하여금 나를 잊게 하기는 어렵다’라는 말이 된다.

자식은 곧잘 부모를 잊는다. 일이 바빠서 잊기도 하고, 무심해서 잊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는 자식을 잊는 일이 없다.

효도는 물질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은 집에 가서 부모님의 허리를 주물러 드려 보자. 그리고 ‘저는, 어머님 아버님께서 저를 얼마나 사랑해 주시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려 보자. 부모님은 참으로 즐거워하실 것이다.

부모에게 이보다 더 좋은 효도는 없다. ‘忘親易, 使親忘我難’-莊子(장자)에 나오는 말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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