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아빠’ 순정만화에 빠졌다

  • 입력 2006년 3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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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이 주 독자층인 ‘순정 만화’에 40, 50대 중년 남성이 빠져들고 있다.

순수함과 애틋한 감정을 자극하는 순정 만화를 통해 각박한 삶의 현실을 위로받으려는 중년 남성이 늘고 있는 것.

인터넷 포털 사이트 하나포스닷컴은 이 사이트에서 올해 초부터 매달 진행하고 있는 ‘순정 만화 특별전’의 주요 이용 고객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사이트는 1, 2월 두 달간 원수연 박희정 이진주 등 대표적인 순정 만화 작가들의 작품 30여 편을 회원에게 무료로 공개했다.

분석 결과 이 기간에 만화를 본 14만2749명 중 남성은 7만4047명(51.9%)으로 여성 6만8702명(48.1%)보다 많았다.

특히 10∼30대까지는 여성 독자가 남성보다 많았지만 40, 50대에서는 남성 이용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이하, 20대에서 각각 35.4%, 34.7%이던 남성 비율은 30대에서는 51.4%로 높아지고 40대에서는 59.7%, 50대 이상에서는 63.6%까지 늘어났다.

회사원 김상철(金尙哲·44) 씨는 “순정 만화는 유치하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읽다 보니 탄탄한 스토리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됐다”며 “요즘엔 순정 만화를 소재로 여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다.

민간연구소에서 일하는 김영규(金永規·52) 씨는 “순정 만화를 읽고 나면 진한 감동을 받게 된다”며 “순정 만화를 통해 삶이 한층 여유로워진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나포스닷컴을 운영하는 김철균(金喆均·43) 하나로드림 대표는 “각박한 삶을 살고 있는 중년 남성들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인터넷 공간에서 순정 만화를 통해 순수함을 되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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