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씨, 국민들이 뭘 모르는것 같은가?”

  • 입력 2006년 2월 13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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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상명대 영화학과 교수동아일보 자료사진
조희문 상명대 영화학과 교수
동아일보 자료사진
“최민식 씨, 누리꾼들과 토론하겠다고요?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하면 제대로 아는 것이고, 지지하면 뭘 모르는 것입니까. 지금 관객을 가르치려 하십니까?”

스크린쿼터 반대론자인 조희문(趙熙文·49·사진) 상명대 영화학과 교수가 쿼터 축소에 반발해 문화훈장을 반납하고 누리꾼들과 찬반 토론을 하겠다고 밝힌 ‘올드보이’의 톱스타 최민식 씨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조희문 교수는 13일 뉴라이트닷컴(www.new-right.com)에 올린 칼럼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시위에도 관객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영화인들의 열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설득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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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즘 영화인들의 모습은 마치 장가간 아들이 번쩍거리는 외제차를 타고 시골에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서는 ‘아직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러는데 손자들 다 클 때까지 돌봐주고 생활비도 계속 보내 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빗댔다.

그는 “축소를 지지하는 관객이나 네티즌들에 대해서 최민식 씨는 ‘무엇이 옳고 그른가 공개토론을 통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자’고 하는데, 이는 오로지 영화인들만이 옳은 판단을 하고, 국민들은 뭘 몰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진정으로 한국영화를 사랑한다면 스타급 배우들이 거액의 출연료 외에 흥행 수익(런닝 개런티)까지 나눠가지는 것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흥행의 과실 뿐 아니라 흥행 참패의 고통까지 함께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최민식 씨에게 △외국영화 수입자유화와 일본영화 수입개방 조치 이후 한국영화가 발전했는데, 당시 영화인들의 반대가 잘못됐다는 것을 공개 사과할 용의가 있는지 △영화가 가요나 출판과 같은 다른 문화 분야 보다 특별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가 뭔지 △스타급 배우로서 흥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자신의 출연료를 반납하거나 ‘미니멈 개런티’ 방식으로 전환할 용의가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물었다.

조 교수는 이날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최민식 씨가 타깃이라기보다는 대안 없이 무조건 반대만 하는 영화인들이 답답해 글을 올렸다”며 “지금 상황을 보면 마치 스크린쿼터가 목표이고 전부인 것처럼 여기는 것 같다. 다른 대안을 논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쿼터 축소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한국영화가 발전하고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자기네들 의견에 반대하는 관객들을 마치 친미주의자로 몰고 가는 뉘앙스도 문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배우들도 영화에 기여한 만큼만 받아야 한다”며 “잘되면 내 탓이고 잘못되면 제작자 탓을 하는 배우들의 이기주의가 극에 달했다. 그런 그들이 한국영화를 사랑한다고 하는데 과연 관객들에게 먹히겠느냐”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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