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안무가 바우쉬 내한…한국소재 ‘러프 컷’ 22일 초연

  • 입력 2005년 6월 21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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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외국인 안무가의 눈에 비친 21세기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

무용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꼽히는 세계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쉬(65) 씨가 45명으로 구성된 무용단을 이끌고 내한했다. 22일 막을 올리는 한국을 소재로 한 신작 ‘러프 컷(Rough Cut)’의 초연을 위해서다.

바우쉬 씨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 국가를 소재로 만든 작품의 경우 항상 그 나라 무대에서 가장 먼저 선보여 왔다”며 “한국 초연 이후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15차례 공연하는 등 ‘러프 컷’을 여러 나라에서 공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심 끝에 최근에야 제목을 ‘러프 컷’(영화가 완성되기 전 거칠게 편집해 놓은 필름)으로 정한 것에 대해 그는 “‘러프 컷’은 항상 최종 영화보다 규모가 크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마련”이라며 “여유 있게 많은 것을 담아 보여주겠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러프 컷’은 1986년 이탈리아 로마를 소재로 한 ‘빅토르’ 이후 그가 꾸준히 만들어 온 ‘도시-국가 시리즈’의 13번째 작품이다. LG그룹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개관 5주년을 맞아 10억 원을 들여 그에게 제작 의뢰해 만들었다.

김민기의 ‘가을편지’ 등 한국 가요와 여자가 남자의 등을 씻겨 주는 등목 장면, 김치를 담그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 이번 공연은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를 현대 무용 속에 녹여냈다.

바우쉬 씨는 “‘도시-국가 시리즈’는 한 국가를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각국 문화 속에서의 인간, 그리고 인간들과의 관계를 다루고자 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국가(도시)에 대한 작품을 만들 때 계약을 하고 나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그 나라를 방문하거나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나서 느꼈던 감정이나 관계, 경험과 같은 것들을 모두 작품에 담아 낸다”고 말했다.

바우쉬 씨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네 번째다. 1979년 동아일보와 동아방송 초청으로 내한해 ‘봄의 제전’을 공연한 것이 한국과의 첫 인연이었다. 이어 2000년 ‘카네이션’을, 2003년에는 포르투갈 리스본을 소재로 한 ‘마주르카 포고’를 공연했다. 22, 24일 오후 8시와 25, 26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 3만∼9만 원. 02-2005-0114

▼피나 바우쉬▼

△1940년 독일 졸링겐 출생

△독일 에센폴크방 발레학교, 미국 줄리아드음악원 졸업

△1973년 독일 부퍼탈 탄츠테아터 예술감독 겸 안무가 취임

△1986년 로마를 소재로 한 ‘빅토르’로 도시-국가 시리즈 시작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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