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바르면 살 빠진다? 아직 효과 몰라요!

  • 입력 2004년 8월 22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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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고?

TV 홈쇼핑에서 최고의 인기품목은 단연 다이어트 상품이다. 최근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 살찐 부위에 바르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는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여자 탤런트까지 광고에 동원된다. 약을 바르기 전과 후의 사진을 비교해 보여주며 여성을 유혹한다. ‘설마?’하던 사람도 며칠 이내에 살이 안 빠지면 100% 환불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한국소비자보호원 농업섬유팀 박경희 팀장은 “효과가 없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상담 건수가 5월 65건, 6월 95건, 7월 112건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팀장은 “그러나 대부분 환불 보장기간을 넘겨 보상을 못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에선 화장품일 뿐=이런 제품은 국내외 여러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종류만 20여종에 이른다. 외국에서는 ‘셀룰라이트’라 불리는 귤껍질처럼 생긴 피부를 가진 사람을 위한 화장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의약품이 아닌 것이다.

홈쇼핑에서는 “이들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정성을 인정받았다”고 광고한다.

그러나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안전하다는 것은 부작용이 없다는 뜻이며 효과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이런 제품의 안정성을 인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화장품으로서 안전하다는 것이지 감량 효과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얘기다.

▽효과가 있나=이들 제품의 주성분은 ‘카페인’이나 ‘아미노필린’. 지방분해를 촉진하는 성분은 도와주고 지방분해를 억제하는 성분의 활동을 막는 역할을 한다.

나름대로 이론적인 근거는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 동물실험 차원일 뿐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는 거의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과학적 임상평가가 이뤄지기 전에는 ‘과대광고’를 믿지 말 것을 권한다.

또 사람마다 피부 두께가 달라 이 제품의 흡수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피부가 두꺼운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업체측은 “최근 출시되는 제품에는 특수성분이 추가돼 피부 침투가 용이하다”고 반박했다.

▽다이어트에 왕도는 없다=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꾸준히 운동하고 적절한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바르는 제품으로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대부분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급격히 살만 빼는 다이어트 요법은 탈수 변비 피로 두통 우울증을 일으키며 장기적으로 빈혈과 뼈엉성증(골다공증)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운동은 쉽게 자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종목을 골라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6개월에 걸쳐 현재 체중의 10% 정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또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되 식사시간은 20분 이상 잡는 게 좋다. 잠들기 3∼4시간 전에는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평소 의자에 앉을 때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걸을 때도 똑바로 서서 빠르게 걷는 방법 역시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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