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MBC 왜곡보도 다신 없어야

  • 입력 2004년 4월 13일 18시 46분


MBC가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의 인터뷰 물의와 관련해 보도제작국장과 책임프로듀서를 경질하고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있을 수 없는 방송사고’를 저지른 데 대한 책임 있는 조치라고 본다. ‘특정한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총선을 앞둔 특별한 시기인 만큼 MBC는 객관성과 정확성 공정성에 어떤 의혹도 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MBC 내의 분위기는 이 같은 시청자 여망과 거리가 먼 것 같다. 성명에서 자기반성과 사과를 밝히면서도 ‘정치권의 공세에 굴복’한 보도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명백한 잘못에 대한 문책을 정치공세에 굴복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앞으로도 왜곡 보도가 있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우려스럽다.

MBC 보도가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 프로그램만이 아니다. 서울YMCA는 ‘뉴스데스크’의 균형감을 잃은 선거보도를 지적했다. ‘시사매거진 2580’ ‘이제는 말할 수 있다’도 특정 정파에 편파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방송은 국민의 재산이다. 엄격한 공공성과 공익성 형평성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파는 특정 정파의 소유가 아니며 방송사의 이데올로기를 선전하는 도구가 돼서도 안 된다. 특히 선거보도는 유권자 입장에서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언론보도의 기본조차 무시한 채 감성적 특성이 강한 방송매체의 속성을 이용해 메시지와 이미지를 조작하고 시청자를 조종하려는 것은 방송권력의 남용이다. MBC가 공공성과 공익성이 생명인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외면하고 ‘어용방송’이라는 오명을 남기지 않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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