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野 활로찾기]한나라 ＂새얼굴 뽑아 난국돌파＂

《탄핵 정국의 직격탄을 맞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위기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두 당은 각각 당의 진로를 놓고 기로에 섰다. 한나라당은 23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혁신하지 않으면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은 22일 잇따라 열린 세 차례의 TV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한 자릿수 지지율’이라는 충격에 휩싸인 민주당은 소장파의 지도부 사퇴와 탄핵철회 요구로 이날도 하루 종일 내홍을 겪었다. 민주당 일각에선 난국 돌파방안의 하나로 타 정파와의 연대론도 본격 거론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주자 5명은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2일 TV 합동토론회에서 탄핵정국 위기 극복 방안을 각각 제시하며 마지막 득표전을 벌였다.

▽탄핵 정국 해법=토론의 주된 흐름은 탄핵 문제였다. 경선 주자들은 먼저 탄핵철회론을 내놓은 김문수(金文洙) 후보가 집중공세의 대상이 됐다. 홍사덕(洪思德) 후보는 “철회론은 앞으로도 대통령의 불법을 용인하겠다는 것이냐.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투항적 사고’ ‘바람개비 소신’이라고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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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朴槿惠) 후보도 “탄핵에 반대하면 투표장에 들어가지 않았어야지, 왜 지금 와서 소신을 꺾느냐. 수도권 선거 때문이라면 또 다른 지역주의다”고 비판했다. 박진(朴振) 후보도 ‘정치적 기회주의’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김 후보는 “국민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지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당 쇄신 전략은=박근혜 후보는 “한나라당이 붕괴하면 야당의 견제가 없어지고, 이는 국운을 좌우하는 문제다. 한나라당이 지켜야 할 정체성이 있다”며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겠으니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홍 후보는 “청년실업으로 현 정권의 최대 피해자인 20, 30대가 집단최면에 걸려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지지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이 250석을 가져가더라도 역사 앞에 당당히 나아가 극복하겠다”고 정국 정면 돌파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당을 대청소해 차떼기당 이미지를 확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박진 후보는 “당사를 팔아 광야로 나가겠다”며 환골탈태를, 권오을(權五乙) 후보는 “특권층도 법을 어기면 탄핵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부패청산을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평가=정부 정책에는 비판 일변도였다. 박진 후보는 ‘심각한 가계부채, 청년실업률 9%, 소년소녀 극빈자 100만명’ 등의 수치를 제시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관을 반(反)시장주의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생활고로 매일 30명이 자살하는 경제상황에서도 대통령은 노사관계에 대해 ‘불법 좀 있으면 어떠냐’는 식이어서 투자가 안된다”며 “이를 용인하면 무법천지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은 경제는 안중에도 없고 죽기살기식으로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많은 불법을 저질러 당선한 노 대통령은 자진사퇴해야 할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신이 발견된 남상국(南相國) 전 대우건설 사장과 관련해 후보들은 “대통령이 유능한 경영인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입을 모았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