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파티같은 춤 공연…안애순무용단 ‘행복의 권리’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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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따로 없는 이색적인 춤공연 ‘행복의 권리’.  -사진제공 안애순무용단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따로 없는 이색적인 춤공연 ‘행복의 권리’. -사진제공 안애순무용단
화장실과 로비, 분장실 등 모든 곳이 무대이자 객석이 된다. 30, 31일 오후 7시반 서울 동숭동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안애순무용단의 ‘행복의 권리’.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사라진 공간에서 관객과 무용수, 와인이 공존하는 파티 같은 공연이다.

‘객석이 따로 없는’ 극장 안 곳곳에서는 ‘행복이란 무엇일까’를 테마로 만든 여섯 개의 에피소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춤으로 이어진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목숨을 건 화장실 쟁탈전’. 공연과 관련된 일을 하는 두 사람은 매번 같은 시간에 동시에 화장실로 달려간다. 그런데 화장실은 하나밖에 없다. 둘 다 볼일을 보며 신문을 읽거나 라디오를 듣는 버릇이 있어 한 번 들어가면 언제 나올지 모른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재촉하고 먼저 화장실을 차지한 사람은 깨소금 맛을 만끽하고…. 승리한 자는 욕구를 해소하는 행복감을 누린다.

이어지는 두 번째 에피소드 ‘해프닝’에는 주위 사람들을 거리의 가로수쯤으로 여기는 연인이 등장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싸움을 하다가도 분장실 등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가 진한 애정행각을 벌인다. 이들은 의식적으로 애정을 과시하며 행복을 맛본다.

이 밖에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은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죽음을 앞두고 미용실을 찾은 한 여인, 풍선을 불면서 그 안에 욕심을 담아내는 사람 등이 나온다. 이들은 몸짓을 통해 행복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 전통춤사위와 서양 현대무용과의 접점을 찾아온 현대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안애순씨는 “이번 공연은 기존 무용공연 양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며 “이 작품을 통해 관객과 무용수 모두 새로운 교감을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2만원. 02-3141-1770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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