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유방확대 수술 Q&A

  • 입력 2003년 1월 12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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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계 다국적 기업 다우코닝사의 실리콘 주머니를 이용해 유방확대 수술을 받은 한국 여성 1260명을 포함, 전세계 여성 38만명이 손해 배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성형외과에는 유방확대 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문제가 된 실리콘 주머니는 1991년까지 제작된 제품이며 이후 수술 재료와 방법의 발달로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방사익 교수와 엔제림 성형외과 심형보 원장, 김연호변호사의 도움말로 유방 확대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Q:다우코닝사의 제품은 무엇이 문제였나.

A:91년 이전에 시판된 다우코닝사의 보형물은 딱딱한 실리콘 주머니 속에 물렁물렁한 실리콘 겔이 들어가 있는 것인데 주머니에 문제가 있어 겔이 잘 새 나왔다. 많은 의학자들은 이 겔이 인체 조직에 스며들면서 조직이 썩는 부작용이나 인체의 면역계가 정상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은 토지나 동식물에 있는 안전한 성분이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1998년 유럽의 이식검사회(IRG)와 영국 후생부는 ‘실리콘이 류머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여성 외에는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Q:그렇다면 왜 다우코닝사가 소송에 졌나.

A:미국은 제조물책임법(PL법)이 엄격하게 시행되고 있다. 다우코닝사가 무해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송에 진 것이다.

Q:지금은 유방확대술에 실리콘 겔이 들어있는 제품을 쓰지 않는가.

A:요즘에도 쓴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주머니가 겹겹으로 이뤄져 있는 제품이나 주머니가 터져도 조직으로 스며들지 않는 응축 실리콘 겔이 든 제품을 쓴다. 요즘에는 실리콘 주머니에 실리콘겔 대신 식염수를 넣은 제품을 가장 많이 쓴다. 식염수는 새어 나와도 인체에 흡수돼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곧바로 배출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 그러나 이 제품은 만지면 딱딱하고 안에서는 출렁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 단점.

Q:다우코닝사의 제품으로 수술을 받고 피해를 봤다면?

A:4월18일까지 사건을 새로 접수하면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시술 의사가 제공한 다우코닝사 제품 확인서나 제품 상표를 제출해야 하며 질병 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피해 항목 및 피해 정도를 입증하는 병원의 진단서와 진료기록을 내야 한다. 미국 법원이 확정한 배상액은 유방확대 수술 피해자의 경우 실리콘 주머니 제거 비용 3000달러(약 360만원), 실리콘이 체내에서 파열됐을 경우 7000달러(약 840만원)이다. 문의는 한국측 소송 대리인인 김연호 변호사(02-551-1256). 다른 회사의 제품으로 수술받고 부작용이 생겼다면 개별적으로 국내에서 시술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Q:수술법은 어떻게 바뀌었나.

A:91년까지는 젖샘 조직 속에 실리콘 주머니를 넣는 수술을 많이 했는데 이때 주머니가 터져 실리콘 겔이 새어 나오면 젖꼭지를 통해 젖샘 조직으로 외부 공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실리콘이 세균을 조직 내로 운반할 위험이 있었다. 또 유방암 검진이 어렵고 주머니가 표시나는 단점도 있었다. 이 때문에 요즘에는 젖샘 조직이 아니라 가슴큰근육 아래에 주머니를 넣는 수술을 많이 한다. ▶그림1 참조

Q:수술 과정은 어떤가.

A:식염수 주머니를 넣을 경우 1∼3시간 동안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겨드랑이, 젖꽃판, 가슴 아래, 배꼽 중 하나를 절개해서 주머니를 넣고 봉합한다. 보통 당일 퇴원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2∼3일 입원할 수도 있다. 수술 1주 뒤부터 웬만한 일을 할 수 있지만 6주까지는 수영, 테니스 등 팔을 많이 쓰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이런 운동을 하면 큰가슴근육이 많이 움직여서 보형물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수술비는 500만∼600만원 정도. 최근 선보이고 있는 ‘더블루멘 수술’을 받으면 수술 뒤 크기와 형태를 조절하기가 쉽다. 더블루멘 보형물은 실리콘 겔 주머니 안에 식염수 주머니가 들어있는 것이다. 바깥의 실리콘 주머니가 터져도 겔이 응축돼 조직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식염수 주머니에는 튜브가 달려 있는데 피부 바깥 쪽에서 이 튜브를 통해 식염수를 투여해서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처음 주머니를 삽입하는 수술을 하고난 뒤 7일 뒤 실밥을 풀고 10일째 처음 식염수를 넣는다. 17일째 두 번째로 식염수를 넣고 필요하면 24일째 한번 더 식염수를 넣는다.

이후 한 달이 지난 다음 튜브를 통해 식염수를 약간 빼준다. 이렇게 하면 가슴이 한껏 확장됐다가 정상으로 되돌아오면서 아름다운 가슴이 만들어진다. 수술비는 800만∼900만원으로 기존 치료법에 비해 비싸다. ▶그림2 참조

Q:가슴이 작은 사람일수록 수술후 만족도는 커지나.

A: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지나친 ‘절벽’이라면 오히려 수술 뒤 주머니의 윤곽이 보이거나 출렁거리는 느낌 때문에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에는 더블루멘 수술을 받으면 가슴의 피부와 유선 조직도 커지기 때문에 기존 수술법보다 효과적이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브래지어처럼 차고 있으면 가슴 조직이 확장되는 기구의 시판을 승인했는데 이를 이용해서 가슴을 불린 다음 수술을 하는 방법이 곧 국내에 도입될 전망이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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