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좁아터진 아파트…서재도 만들기 나름

  • 입력 2002년 10월 3일 17시 12분


거실 발코니를 서재로 꾸밀 때 책장은 양쪽 벽면에 빌트인으로 설치하면 깔끔하다. 책장 앞에 여닫이문 또는 블라인드를 달면 햇빛이 차단된다. 거실과 발코니 사이에 여닫이 문을 여러개 달아 미니서재를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시키기도 한다. 사진제공 LG데코빌
거실 발코니를 서재로 꾸밀 때 책장은 양쪽 벽면에 빌트인으로 설치하면 깔끔하다. 책장 앞에 여닫이문 또는 블라인드를 달면 햇빛이 차단된다. 거실과 발코니 사이에 여닫이 문을 여러개 달아 미니서재를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시키기도 한다. 사진제공 LG데코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내 집 어딘가에 먹고 자고, 또 다른 원초적 욕망들을 충족시키는 공간 외에 책과 나만을 위한 작은 공간을 갖고 싶어 한다. 다락방, 벽장 등 여백 공간이 없는 아파트의 경우 현실적인 자투리 공간은 역시 거실과 방의 발코니다.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맞벌이 부부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와 생활한다면 거실을, 자녀가 없거나 독신일 때는 방의 발코니를 서재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루에서〓발코니에 서재를 만들면 거실에서 노는 아이들과 눈을 맞출 시간이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공간을 넓히기 위해 거실과 발코니 사이의 대형 창문을 제거하지만 최근에는 발코니 공간에 대형창문 높이의 반 정도인 여닫이문을 달아 발코니 서재를 별도의 사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인테리어가 트렌드다.

거실과 마주보도록 긴 탁자를 놓고 베란다 양쪽 벽에 책꽂이를 설치한다. 창가에 두는 책꽂이에는 전면에 ‘롤러 셰이드’나 ‘롤러 블라인드’로 불리는 천 소재 블라인드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햇빛을 차단해 책이 덜 바래기 때문이다.

●내 방에서〓부모님과 함께 사는 탤런트 이영애씨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 48평형 아파트의 방 발코니 공간을 서재로 만들었다. 이씨 방의 경우 베란다와 방 사이 벽이 건물의 하중을 떠받는 지지축이어서 건축법상 철거할 수 없는 상태였다. 리노베이션을 맡은 이 건축연구소 이성란 대표는 “발코니와 방을 나누는 40㎝ 높이의 벽과 발코니 외벽 사이에 마루를 만들어 마루 아래 빈 공간에 책을 꽂아 두도록 했다”고 말했다. 마룻바닥에는 옴폭한 손잡이가 있어 들어올리면 내부가 고스란히 들여다 보이므로 책을 찾기도 쉽다. 한쪽 벽 귀퉁이에는 나무 마루보다 30㎝ 높은 지점에 책상 역할을 할 작은 패널을 설치했다. 이 곳에는 마루 아래의 수납장을 없애고 바닥을 뚫어 놓았다. 마루에 방석을 깔고 앉아 책을 보는 것이다. 양반 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아니라 의자처럼 앉도록 고안된 일식당의 인테리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방과 베란다 사이의 벽을 허물 수 없을 경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서재로 적당한 곳〓서재를 만들 여유가 있다면 북쪽 방을 택하는 것이 좋다. 북향은 동향이나 서향처럼 해뜨는 시각과 지는 시각에 따라 햇빛의 방향이 심하게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자녀의 공부방으로 북향이 추천되듯 머리를 좋게 한다는 풍수지리학적 의미도 있다.

서재 책상은 출입구와 등지지 않게 둔다. 출입문을 등지고 앉을 경우 특히 심리적으로 피곤하다. ‘내 등을 누군가 훔쳐보고 있다’든지 ‘누군가 등 뒤에서 공격할지 모른다’는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심을 자극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창을 등지고 앉으면 그림자가 생기므로 책상의 머리는 출입문 쪽을 향하되 창과 벽 사이에 비스듬히 놓이도록 배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공간 사정상 책상을 돌릴 수 없다면 별도의 조명기구를 설치하면 된다. 별도의 서재에는 빌트인 오디오 시스템, 홈 시어터 등 여흥용 ‘놀잇감’을 마련해 놓는 것도 좋다. 서재 바닥 마감재로는 카펫이 제격이다.

(도움말〓이 건축연구소 02-566-5620, LG데코빌 02-3489-7397)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