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韓-美연구진 파킨슨병 치료 쥐실험 성공

  • 입력 2002년 6월 21일 18시 44분


이상훈 교수 - 김종훈 박사
이상훈 교수 - 김종훈 박사
한국과 미국의 공동 연구진이 쥐의 배아줄기세포에서 배양한 신경세포를 쥐의 뇌에 이식해 난치병인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신경질환·뇌중풍연구소(NINDS) 김종훈 박사(34)와 로널드 매케이 박사, 한양대 의대 이상훈 교수(41) 등은 20일 과학 권위지 ‘네이처’ 온라인에 이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쥐의 배아에서 ‘만능 세포’로 불리는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여기에 신경세포의 분화에 관여하는 ‘너르1’이란 유전자와 여러 가지 성장인자를 첨가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를 80% 이상의 순도로 배양해냈다.

연구팀은 도파민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파킨슨병 질병 모델 쥐의 뇌에 이 신경세포를 이식했다. 그 결과 쥐의 뇌에 이식된 신경세포는 주변의 뇌 세포와 연결되면서 도파민을 생산했으며 파킨슨병 증상도 점차 호전됐다.

김 박사는 “배아줄기세포를 다른 세포로 배양할 때 원치 않는 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이 세포이식 치료의 걸림돌이었다”며 “이 연구는 배아줄기세포를 높은 순도의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실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김 박사는 한양대 생명과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0년부터 NINDS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 교수는 같은 연구소에서 연구하다 2년 전 귀국해 한양대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 떨리고, 행동이 느려지며, 자세가 불안정해지는 만성 뇌질환으로 국내에서는 희귀하나 미국에는 수백만명의 환자가 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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