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주류특집]"2조원 시장 잡아라" 음료업계 소리없는 전쟁

  • 입력 2002년 5월 22일 17시 23분


‘게임은 시작됐다. 남의 것을 뺏지 않으면 내 것을 빼앗긴다.’

여름 시장을 잡기 위한 음료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계절적으로 청량음료가 많이 팔리는 여름일 뿐만 아니라 월드컵이라는 호재까지 겹쳐 음료업계의 올 여름 마케팅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올 여름(4∼9월) 국내 음료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0% 가량 증가한 2조원. 이 가운데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음료시장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롯데칠성은 월드컵 경기를 구경하러 온 관광객을 잡기 위해 해외 기업과 제휴관계를 맺은 제품 판매에 가장 주력할 방침이다. 외국인들이 평소에 자주 보던 제품을 한국에서도 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롯데칠성과 상표 및 기술지원 등의 계약을 한 외국 회사의 제품으로는 펩시콜라, 마운틴듀, 게토레이, 델몬트주스 등이 있다.

해태음료는 스포츠 음료인 ‘네버스탑’을 통해 스포츠음료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는 과즙음료 신제품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였으나 올해의 화두는 역시 월드컵. 해태음료는 대한체육회를 공식 후원하는 덕분에 ‘국가대표 공식음료’라는 문구를 쓸 수 있어 이를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월드컵 음료부문 공식 후원업체로 선정된 한국코카콜라는 월드컵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기로 했다. 또 본사의 현지화 정책에 따라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료 개발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코카콜라는 세계적으로 동일한 탄산음료 스프라이트의 디자인과 광고를 한국에 맞게 바꿨다. 스프라이트 캔의 녹색을 푸른색으로 바꿔 블루 스프라이트를 내놓은 것.

웅진식품은 올 여름을 한국음료의 힘을 보여주는 시기로 정했다. 월드컵 경기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과 음료수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웅진식품은 아침햇살과 초록매실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기로 정했다.

이온음료 시장의 1위 업체인 동아오츠카는 월드컵보다 부산 아시아경기에 마케팅 능력을 총집중할 계획. 코카콜라가 공식음료로 선정된 월드컵보다 동아오츠카가 공식 이온음료로 선정된 부산 아시아경기에 주력하는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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