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마음의 창, 품위의 창 '안경'

입력 2002년 3월 21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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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만큼은 아니지만 안경도 미묘하게 유행을 탄다.

타원형이 대세를 이뤘던 안구의 모양이 네모로 바뀌었고 무테에 이어 반무테가 등장했으며 금테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TV드라마 ‘겨울연가’의 배용준이 ‘이민형 이사’로 분했을 때 썼던 안경이 폴 스미스의 그린 계열의 네모 안경테다. ‘내사랑 누굴까’에서는 이승연이 알랭 미클리의 네모난 은테를 쓰고 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안경의 패션을 주도하는 층은 15∼34세의 독신층. 라이프 디자인 연구소가 최근 펴낸 라이프 디자인 백서 등에 따르면 이들은 전체 안경 소비자의 30∼40%를 차지한다. 화제가 되는 물건이나 신제품을 시도해보며 마음에 들면 비싸더라도 선뜻 지불할 용의가 있는 소비계층이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브랜드에 집착한다. 안경점에 가 보면 옷의 명품 브랜드들이 안경에도 고스란히 옮겨와 있다. 10대와 20대는 20만원대의 아르마니, 캘빈 클라인, 프라다를, 30대는 30만원대의 페라가모, 불가리, 에스카다, 펜디를 고른다.

최근 서울 강남의 안경점에서는 쇼메가 새롭게 뜨고 있다. 쇼메는 프랑스 왕실에서 사용되는 모든 장신구를 제작했던 보석 브랜드. 나폴레옹이 군인 장교 시절 배고픔과 추위에 지쳐 보석상이자 쇼메의 창시자인 마리 에티엔트 니토의 가게 앞에 쓰러졌고, 니토가 나폴레옹을 따뜻이 보살펴 주었으며 후에 황제가 된 나폴레옹이 보은 차원에서 황제 대관식에 필요한 장신구를 제작케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브랜드다. 가벼운 티타늄을 주 소재로 제작되는 쇼메의 가격은 80만∼120만원.

쇼메보다 한 수 위가 수제로 소량 생산되는 ‘귀갑(龜甲)’이다. 주로 일본에서 수입되는 귀갑은 거북의 등가죽으로 만들어져 가볍고 독특한 광택이 난다. 검은색은 싸고 붉은 빛이 돌수록 비싸다. 가격은 100만∼1000만원.

기능성이 강조되는 안경 렌즈로는 독일의 칼 자이스나 일제 호야 렌즈를 많이 사용한다. 자이스 렌즈는 굴절률과 코팅 상태에 따라 11만∼60만원, 호야는 6만∼40만원이다.

안경테를 고를 때는 자신의 얼굴형과 피부색을 고려해 고르고 착용감과 무게도 고려해야 한다.얼굴이 크고 각진 사람은 안구가 작은 테를 고를 경우 ‘얼굴이 남는다’는 느낌을 주므로 타원형이나 둥근 모양의 플라스틱 테를 고르는 것이 좋다. 또 볼살에 시선이 가지 않도록 안경 다리에 장식이 있는 것을 골라 시선을 잡아둔다.

콧대가 낮고 볼이 통통한 사람의 경우 코받침이 없는 플라스틱 테는 볼에 렌즈가 닿아 불편하므로 코받침이 있는 금속테를 고른다. 안구의 위쪽이 조금 올라간 안경테로 날카롭고 섹시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도 있다.

얼굴이 길고 갸름하면 안구가 큰 테는 피한다. 얼굴이 더 길어 보이지 않도록 렌즈의 바깥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안구를 연결하는 브릿지는 곡선이 무난하며 직선은 이지적인 느낌을 준다. 브릿지가 길면 미간이 넓어 보이고 짧으면 좁아 보인다.

※도움말〓세원I.T.C.,파피루스 서울파이낸스센터지점, 명동 엘리트 안경

이진영 기자ecolee@donga.com

●안경고르기

▼큰바위 얼굴은 둥근 모양의 큰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