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제공…불끈증…"쏟아지는 신조어 말 안되는 말 많다"

  • 입력 2002년 2월 13일 17시 33분


‘이 사이트에서 로그인을 제대로 하려면 쿠키 제공을 허락하라.’

하루에도 수십 개씩 새로 생겨나는 말 때문에 신문을 챙겨 읽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을지도 모르게 됐다. ‘로그인’은 인터넷 상에서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 ‘쿠키 제공’은 인터넷을 사용할 때 사용자의 컴퓨터 정보를 서비스 업체가 일부 가져다 사용하도록 허락한다는 뜻.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동아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사용된 용어를 조사한 결과,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연구원 발간)에 실려 있지 않은 2884개의 신조어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원은 “이들 신조어는 우리말 어법에 어긋나거나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몰래바이트’ ‘떴다방’ ‘불끈증’ 등은 우리말 어법에 어긋난 신조어들. 그 밖의 다른 신조어도 어법을 고려하지 않고 급조된 경우가 많아 최근 언어 파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보족’ ‘반딧불이족’ ‘청순파’ ‘두뇌파’처럼 ‘족(族)’이나 ‘파(派)’ 등의 접미사를 붙여 만든 파생어가 가장 많았고 ‘로그인하다’ ‘패러디하다’ ‘리모델링하다’ ‘슬림하다’와 같이 외래어의 동사나 명사에 ‘하다’ ‘되다’를 결합한 경우도 있었다.

한편 인터넷 사용의 증가로 ‘사이버패스’ ‘사이버머니’ ‘웹마스터’ ‘웹자키’ 등에서 쓰이는 ‘사이버(cyber)’와 ‘웹(web)’ 같은 용어는 일반어로 자리잡았다.

연구원 측은 “언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신어가 특히 많이 생겨나는 추세여서 더욱 신중한 언어생활이 필요하게 됐다”고 밝혔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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