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양의 대인관계성공학]인사 잘하는데 돈 드나

  • 입력 2002년 2월 7일 15시 49분


40대 초반의 김모씨. 그의 자랑은 자신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거였다. 학교 다닐 때도 우수한 성적에, 만만치 않은 집안 배경에 늘 목에 힘을 주고 다녔다. 사회에 나와서도 승승장구, 언제나 최연소 승진은 그의 몫이었다. 앞으로의 장래도 물론 탄탄대로일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기가 싫어 활동을 그만 두기 전에 그의 경쟁자가 될 사람은 없었으니까.

당연히 그는 사람들이 자기를 주목하고 알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는 아주 어이없는 경험을 하고 말았다. 동창회에 나갔는데, 그에게 먼저 인사하는 후배가 없었던 것이다. 동기가 그를 소개해줘도 ‘아 그래요?’하는 표정이 전부였다.

그는 분노했다. 자신도 모르게 어떻게 요즘 것들은 선배 알기를 그렇게 우습게 아느냐는둥, 아까 건방 떨던 녀석 어느 회사에 다니느냐, 내가 그 회사 임원한테 얘기해서 가만 안놔두겠다는둥 하며 흥분했다. 보다 못한 동기가 “야, 요즘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는 시대야. 그리고 그 친구들 자기 능력만 뛰어나면 된다고 여겨서 우리처럼 선후배 안 따져”라고 충고해 줘도 소용이 없었다.

대인관계의 첫매듭은 물론 인사에서부터 풀려나간다. 그래선가, 첫만남에서 누가 먼저 인사하는가 하는 문제로 기싸움이 시작되는 걸 볼 때가 종종 있다.

내가 누구인지 상대방이 알아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뻣뻣하게 구는 경우도 있고, 먼저 인사했다가 행여 자존심에 상처라도 받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먼저 나서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상대방의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돌아서서 “저 건방진 녀석, 어떻게 손봐 줄까?”하며 분노하는 것이다.

쓸데없는 자존심만 버린다면 사실 그런 건 하나도 문제가 안된다. 누굴 만나든 내가 먼저 인사하면 되는 것이다.

아는 선배 중에 먼저 인사를 건네는 데 선수인 분이 있다. 그는 건물의 수위아저씨부터 시작해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해 큰소리로 활기찬 인사를 건네곤 한다. 덕분에 누구나 그와 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그를 볼 때마다 작은 친절이 어떻게 우리 마음을 활짝 열리게 하는지 그 본보기를 보는 것 같아 나 역시 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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