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창작동화고르기]창남이한테 푹 빠졌어요 '만년 셔츠'

  • 입력 2001년 12월 7일 18시 06분


만년 셔츠/방정환 지음 김세현 그림/ 36쪽 7500원 길벗어린이

좋은 동화에는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매력적인 주인공이 등장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사줄 때 교훈 학습효과 등 여러가지 기대를 하지만 아이들은 오로지 재미를 기대할 뿐이다. 재미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면서 세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주인공에게서 나온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들을 보라. 내용보다 먼저 떠오르는 주인공들이 있다. 피노키오, 백설공주, 신데렐라…. 이들은 기발함, 발랄함, 독특함 등으로 수백 년 동안 전 세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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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화에도 이들 못지않게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이들 마음에 여전히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 우리 동화 주인공으로 ‘만년셔츠(그림,최초출간 1927)’에 나오는 창남이를 들 수 있다. 창남이는 눈 먼 어머니를 모시고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면서도 풍부한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매력적인 주인공이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쿡! 웃음이 난다. 눈물도 난다. 안타까움이 일기도 한다. 창남이가 다소 영웅적으로 묘사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닌 매력은 이 책에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첫째 요소가 된다.

‘나쁜 어린이 표(황선미 지음, 웅진닷컴,1999)’에 나오는 건우는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선생님과 마음으로 맞서고 해결하는 과정을 그려보인다. 건우는 반장도 하고 싶고, 과학 경시대회에 나가서 상도 타고 싶고 선생님에게 칭찬도 받고 싶은 보통 아이이다. 이런 보통 아이 건우가 선생님의 눈 밖에 나면서 겪는 심리적 갈등은 책 읽는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한껏 재미를 준다.

‘콩나물 죽과 이밥(홍구 지음,보리출판사,최초 출간 1932)‘에서는 비열하고 얄미운 형식이라는 인물과 가난하고 힘없는 삼쇠라는 인물을 대비시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자존심을 잃지 않는 매력적인 삼쇠의 모습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보통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동화읽기의 재미를 주는 힘, 우리 동화가 살아날 수 있는 힘은 자기만의 컬러를 지닌 주인공이다.

조월례(어린이 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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