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클래식 발레와 현대무용의 만남

  • 입력 2001년 10월 30일 18시 53분


‘튀튀(Tutu)여, 안녕.’

튀튀는 우산처럼 생긴 클래식 발레 의상으로 토 슈즈와 함께 발레리나를 상징한다.

이 튀튀를 과감하게 벗어버린 ‘유니버설 발레단’(UBC)의 ‘컨템포러리 발레의 밤 Ⅱ’가 11월 9일부터 서울 능동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발레와 현대 무용이 어우러지는 무대. 홍승엽 안애순 등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현대 무용가와 UBC의 부예술감독인 유병헌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9월 프랑스 ‘리옹 댄스 비엔날레’에서 호평을 받은 홍승엽은 ‘뱀의 정원’을 안무했다. 작품의 모티브는 이브가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따먹는 순간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자유로운 몸짓이 특징인 홍승엽의 안무로 이브의 다양한 감정이 춤으로 표현된다.

유병헌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콘체르토’와 ‘사랑과 운명’을 선보인다. ‘라흐마니노프…’와 ‘사랑…’은 각각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작품으로 연인의 애틋한 사랑과 갈등이 ‘파드되’(2인무)로 펼쳐진다.

현대 무용이면서도 ‘씻김’ ‘업’ ‘정한수’ 등 한국적 정서가 강한 작품을 무대에 올려온 안애순은 춤 속에서 움직임과 그 동작의 의미를 담아낸 ‘오버랩(Overlap)’을 공연한다.

UBC 문훈숙 단장은 “이번 무대는 형식이 정해진 클래식 발레와 달리, 무용수들의 자유로운 동작과 감정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받는 세 안무가의 작품외에도 조지 발란신(1904∼1983년) 안무의 ‘라 손남불라’(La Sonnambula·몽유병자)가 공연된다. 이 작품은 발란신이 같은 제목의 오페라에서 영감을 받아 1946년 안무한 것으로 몽유병 환자인 귀부인과 낭만적인 시인의 아름다운 파드되로 유명하다. 문 단장은 박선희 조정희와 함께 ‘라 손남불라’에서 몽유병 환자로 트리플 캐스팅됐다. 이밖에 전은선 황재원 권혁구 엄재용 등 UBC의 주역 무용수들이 다른 작품들의 주인공으로도 나온다.

공연장 로비에서는 무용 사진전, 서울대와 홍익대 미대생들이 작업한 무용 그림 전시가 함께 열린다. 공연 1시간 전에는 세 안무가와 관객이 만나는 ‘안무가와의 대화’가 마련돼 있다. 공연은 11월9, 10일 오후7시반, 11일 오후4시. 1만∼4만원. 1588-789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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